내달 2일 첫 공판
이명박(77) 전 대통령 항소심에서 증인 15명이 법정에 선다. 1심과 달리 이 전 대통령과 옛 측근들이 법정에서 열띤 공방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는 2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 18명 중 15명을 채택하고, 준비 절차를 마무리했다.
주요 증인으로 △최측근이다가 돌아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다스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진술한 김성우 전 다스 사장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지원했다고 진술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3명이 꼽힌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강경호 전 다스 사장 등도 재판정에 나온다.
재판부는 “증인의 지위나 항소심 쟁점 관련성 등을 고려했다”며 이 전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과 김희중ㆍ임재현 전 부속실장은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검찰이 신청한 증인들에 대해서는 추후 채택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신문이 필요한 핵심 증인들은 전부 채택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강 변호사는 “정황만 가지고 다퉜던 1심과 달리, 2심에서는 증인들이 검찰에서 어떤 의미로 진술했는지 구체적으로 묻겠다”라며 “다스 자금이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가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 아닌지를 따져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출석해야 하는 첫 공판기일은 다음달 2일 열린다.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의 항소 이유를 들을 예정이다. 9일 열리는 2회 공판부터 이학수 전 부회장을 시작으로 증인신문이 본격 이뤄지며, 강경호 전 사장, 이 전 대통령의 처남댁 권영미씨, 재승완 전 청와대 행정관이 잇따라 법정에 선다.
이 전 대통령은 1994년부터 2006년까지 다스에서 비자금 339억여원을 조성하고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총 350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에 다스의 미국 소송비 67억원을 대납하게 하는 등 총 111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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