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이 8,50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남북 도심지하고속도로(North-South Corridor)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9월 말레이시아와 두바이에서 각각 초고층 복합건물과 호텔 공사를 수주(4,200억원)한 것까지 합치면, 쌍용건설의 올해 누적 해외수주 금액은 1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쌍용건설은 최근 싱가포르 정부 육상교통청(LTA)이 발주한 남북 도심지하고속도로 N102(1.55km), N111(2.75km) 공구를 7억5천만 달러(8,500억원)에 수주했다고 26일 밝혔다. N111 공구는 총 4억 달러 규모로 쌍용이 단독 수주한 것이며,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N102 공구는 현지업체인 와이퐁과 공동 수주한 형태다. 쌍용건설의 N102 공구에 대한 지분은 85%다. 공사기간은 96개월이며 2026년 11월 준공 예정이다.
도심지하고속도로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에서 최북단 우드랜드(Woodland) 지역을 연결하는 것으로 총 길이가 21.5km에 달한다. 쌍용건설이 수주한 N102 공구는 도심 지하철 2개 노선(DTL, NEL) 사이에 건설되는 지하고속도로로, NEL 노선 바로 1m 위에 왕복 6차선 규모로 건설돼 전체 공사 구간 중 가장 어려운 구간으로 평가된다.
쌍용건설 측은 “입찰업체 가운데 최저 공사비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시공능력과 기술력, 안전관리 능력, 경영평가 등을 종합 평가하는 가격기술종합평가방식(PQM)의 비가격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해외 토목담당 이종현 상무는 “까다로운 싱가포르 정부 발주처를 상대로 기존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고품질 시공능력과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쌍용건설의 이번 수주를 포함하면, 싱가포르 남북 도심지하고속도로 전체 11개 공구 가운데 총 5개 공구가 국내 건설사들의 몫이 됐다.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이 2개 공구(10억2,991만 달러)를 수주했고, 지난 24일 GS건설도 1개 공구(4억6,365만 달러)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11개 공구의 전체 공사 금액은 약 50억 달러 규모”라며 “쌍용건설 수주까지 포함하면 전체 수주액 중 45%에 해당되는 22억4,356만 달러를 한국 건설사들이 가져가는 셈”이라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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