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개를 탄생시킨 중국에서 내년에는 최초의 복제고양이가 탄생할 예정이다. 반려동물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반려동물 복제시대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6일 반려동물 복제기업 시노진(Sinogene)이 내년 3월 처음으로 복제 반려고양이를 탄생시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동물 복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바이오기술기업을 표방한 시노진은 이날 체세포 복제기술을 통해 중국의 첫 복제고양이가 태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시노진은 지난해 5월 유전자를 편집한 반려견 비글 복제해 성공해 유명해졌다. 시노진 복제견의 가격은 38만위안(약 6,200만원)이며 지금까지 20여명의 고객들로부터 반려견 복제 의뢰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복제동물 탄생에는 통상 6~10개월이 걸린다. 시노진 관계자는 “복제동물이 원래의 반려동물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주인들을 감정을 안정시켜 준다”고 말했다. 복제 반려동물 찬성론자들은 ‘펫로스 증후군’(반려동물이 죽은 뒤 경험하는 상실감과 우울증상)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로이터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시노진은 지난 9월 중국에서 영화ㆍTV 등에 수십차례 출연한 9살짜리 스타견 ‘궈즈’(果汁ㆍ주스)도 복제했다. 궈즈의 아랫배에서 피부 샘플을 채취한 뒤 DNA를 분리하고 복제 수정란을 만들어 이를 대리견의 자궁에 삽입하는 과정을 거쳤다. 궈즈의 주인인 동물조련사 허쥔(何軍)은 “궈즈는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일종의 지식재산권”이라며 “궈즈가 해온 일을 복제견이 이어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반려동물 복제시장의 잠재력이 어마어마하게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반려동물 시장은 올해 1,700억위안(약2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7%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엄격한 과학적 기준 정립과 생명윤리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다. 중국의 바이오기술 산업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서방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 장벽이 낮다. 지난달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賀建奎)가 세계 첫 ‘유전자 편집’ 아기의 탄생을 발표했다가 거센 비난에 부닥친 게 단적인 예다. 앞서 미국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도 14년을 함께 지낸 반려견이 지난해 죽자 이 개를 복제했다가 동물 권리 보호론자들로부터 격렬한 비판을 받았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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