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의, 기업인 100명 의견 조사
고용, 결원보충 수준 현상유지 70%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우려’
기업인들은 내년 지역경제에 대해 우려 차원을 넘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보호무역 확대는 기업경영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사실은 부산상의(회장 허용도)가 지역 주요 기업인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지역경제와 기업경영 전망’ 의견 조사에서 드러났다.
26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인 78.0%가 내년 지역경제가 올해 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고, 불과 9.0%만이 올해보다 회복될 것이라 응답했다. 올해와 동일한 수준을 예상한 13.0%의 기업인들도 지역경제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경제전망이 비관적인 것은 고용여건의 악화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 내년 경제 상황도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조선소의 수주 증가로 지역 기자재업체의 경영여건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 제조업의 나머지 한 축인 자동차업종은 위기가 본격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불어 건설경기 둔화, 소비부진, 금리인상 등 내수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악재가 해소되지 않아 기업의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규설비 및 R&D 확충과 같은 기업투자 부문의 축소도 우려된다.
이를 증명하듯 응답기업인 57%가 내수 악화를 예상했고,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본 기업인은 14%에 불과했다. 수출도 44%가 악화를, 12%만 회복을 예상했다. 설비투자 역시 44%가 감소를, 11%만 증가할 것으로 내다 봤으며, R&D 투자는 6%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각 응답 부문에서 금년과 ‘동일’할 것으로 본 의견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고용 전망도 불투명하긴 마찬가지. 응답기업인 70%가 내년에는 현재의 고용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결원만 보충하겠다고 답했고, 신규채용을 실시하겠다는 기업인은 8%에 불과했다. 결원을 보충하지 않거나 구조조정을 생각하고 있는 기업인도 21.0%에 달했다. 이는 불황지속에 대한 우려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보호무역 확대와 더불어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은 내년 기업 경영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꼽혔다. 응답 기업인 43.9%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고용환경 악화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다음으로는 금리인상과 자금조달 환경 악화 22.7%, 내수 위축 13.6%, 부동산 및 건설경기 악화 11.4%, 신규투자 위축 7.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표면화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기업인이 전체의 31.0%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환율변동 29.2%, 원자재가격 상승 16.8%, 신흥국 경제 둔화 15.0% 등의 순을 보였다.
기업인들이 가장 바라는 기업지원책도 고용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지원으로, 응답 기업인 32.3%가 정책 1순위로 꼽았다. 그 외 정책자금 지원 17.7%, 위기업종지역 지원 16.7%, 민간소비 활성화 10.6%, 사업다각화 및 신산업 육성 9.1% 등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지역경제에 대한 기업인들의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데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주휴시간 최저임금 산정 포함 등 고용수준 유지에 대한 기업인들의 걱정이 가장 큰 만큼 최근 급격한 대내외 여건 변화로 체력이 약해진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덜어 주는 차원에서 근본적인 정책 재검토와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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