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손승원(28)씨가 26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만취 상태로 무면허 사고를 낸 뒤 뺑소니를 치다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손씨는 이미 음주운전 전과 3범으로, 지난달 음주 사고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데다, 음주운전자 처벌 수위를 강화한 ‘윤창호법’ 시행(18일) 직후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손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일명 윤창호법),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이날 오전 4시20분쯤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점 앞에서 부친 소유 벤츠 승용차로 좌회전하다 마주 오던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을 운전하던 대리운전기사 50대 남성과 동승석에 타고 있던 20대 남성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사고를 낸 직후 손씨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중앙선을 넘어 학동사거리까지 150m가량 도주했으나, 주변에 있던 시민과 택시기사 등이 그를 추격해 붙잡았다. 사고 당시 손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1% 이상)인 0.206%인 것으로 조사됐다.
손씨는 지난달에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돼 무면허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운전을 했을 뿐만 아니라 과거 음주운전 관련 전과도 3범인 것으로 확인 됐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은 관련 증거가 대부분 수집됐고 신원이 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해 경찰에 석방을 지휘했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씨는 2009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한 뒤 2016년 드라마 ‘청춘시대’로 주목 받았으나,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면서 출연 중인 뮤지컬 ‘랭보’에서 이날 하차했다. 군 입대를 앞둔 그는 30일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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