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년 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세계 경제의 화두로 던져졌고, 그 해 3월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국을 보며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서나 보던 인공지능의 충격을 피부로 느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수확가속의 법칙(Law of Accelerating Returns)’에 따라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을 향해 가속화하고 있어, 국가나 기업의 미래를 변화시킬 것이라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렇듯 세계 각국과 기업이 벌이는 치열한 4차 산업혁명 기술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하며, 독점적 권리인 특허로써 기술을 선점·보호하려는 경향은 고스란히 지식재산(Intellectual Property, 이하 IP) 정보 속에 담겨 있다.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는 말처럼 IP정보를 알면 기술의 미래와 전략을 볼 수 있는데, 우리가 이 공공연한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자못 궁금하다.
IP정보는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등에 관한 정보를 포괄한다. 이 IP정보는 기술의 보고(寶庫)로써, 4차 산업혁명 관련 최신 기술뿐만 아니라 20세기 초부터 현재까지 발명된 모든 기술적 사상과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특허심사 과정에서 심사관이 작성한 통지서, 결정서 등 특허행정서류에는 특허 기술을 분석해 판단한 내용이 기재돼 있어, 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한층 용이할 것이다. 나아가, IP정보와 다른 공공데이터를 융·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IP정보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천만 건씩 생산되고 있다. 한국특허정보원은 4억 건이 넘는 국내·외 IP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 구축·오류 정비 및 보급까지 IP정보의 전주기에 대한 품질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IP정보를 우리 국민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키프리스(KIPRIS, www.kipris.or.kr)를 통해 무료 특허검색을, 키프리스플러스(KIPRISPlus, plus.kipris.or.kr)를 통해 대용량 데이터 보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IP분야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을 위해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과 협력해 특허 기술용어사전, 특허 도면정보, 특허 기술구성정보, 복합수지 조성물 정보 등 다양한 IP분야의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IP정보는 관련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공공재이므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경로로 제공되고 있다. 따라서, 학생, 발명가, 연구원 등은 특허 검색을 통해 신기술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고, 기업은 특허맵 작성을 통해 경쟁분야의 기술 동향을 분석해 자사 기술개발 전략을 수립하거나 특허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IP서비스 스타트업은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지능형 서비스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누구나 각양각색의 새해 소망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지재권 업계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국민 모두가 IP정보를 적극 활용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기를 소망해 본다.
이런 점에서 올해 12년째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우수특허 대상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본 대회는 뛰어난 기술력과 시장의 빠른 변화에 부응한 차별적 특허기술을 발굴하고, 이들의 우수 사례를 대내외에 적극 전파함으로써 지식재산권에 대한 가치를 알림과 동시에, 국내 지식재산의 경쟁력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대회의 발전을 응원하며, 아울러 수상기업들에게도 축하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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