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교체통보에 당황”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조직의 안정을 위해 말을 아끼고 싶다”며 최근 인사에 대한 불만을 뜻을 드러냈다.
위 행장은 26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주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7곳의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선임하는 인사에서 고배를 마신 위 행장이 자신의 심경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임기가 3개월 남은 시점에 조기 인사가 단행된 배경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위 행장은 “전화를 걸어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사에 대해)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위 행장의 임기는 내년 3월초까지로, 현 행장의 임기가 3개월 남은 시점에 차기 행장 인사가 난 것은 이례적 일이다.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자론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내정됐다.
위 행장은 또 인사가 나기 전날까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분위기가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임원 인사에 대해 서로 오랜 시간 논의했고, 그 자리는 비교적 좋은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위 행장은 임기까지 완주하겠냐는 질문엔 “임기까지 하면서 내정자에게 업무 인수 인계 해달라고 조 회장이 언급한 것으로 안다”며 “내정자가 일본 금융 18년을 포함해 최근 20년간 국내 영업경력이 없기 때문에 업무 인수인계에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위 행장은 이번 신한금융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세대교체’라는 평가에 대해선 “신한금융의 주요 5개 자회사 CEO는 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되는데 이번 회장 후보군 5명 중 4명이 ‘퇴출’됐다”며 “왜 임기 중간에 (인사를) 했을까 그 부분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측이 지난 2008년 이상득 전 의원측에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건넸다는 일명 ‘남산 3억원 사건’과 관련해선 “이미 은행장에 선임될 때 지주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와 은행의 임원추천위원회에서 법적 검토를 충분히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 문제가 퇴출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위 행장은 “여러 가지 할 말은 많지만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 말을 아끼고 싶다”며 “앞으로 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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