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도전은 계속 해야죠.”
[굿바이 2018!]의 두 번째 주인공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다. 외식사업가 겸 요리연구가인 백종원은 올 해 화제의 예능으로 자리매김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 다양한 음식 예능 출연은 물론, 프랜차이즈 외식 사업계의 큰 손다운 사업 분야 확장에도 힘썼다.
외식업 분야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도전을 거듭하며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백종원은 내년 유튜브 채널로의 진출을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을 꾀한다.
“현재 유튜브에 관심도 많고 준비를 해볼까 싶기도 해요. 좋은 콘텐츠를 찾아보고 있는 중이죠. 외식문화와 국내 관광 사업의 상부상조가 가능한 콘텐츠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 중이에요.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외국 사람들이 국내의 맛집으로 유입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죠. 내년쯤엔 뭔가 콘텐츠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이 외에도 백종원은 프랜차이즈 창업을 꿈꾸는 예비 외식업자들을 위한 사관학교도 세우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사업적으로 접근하는 거죠. 일정 금액의 수강료를 지불하면 창업을 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 들을 알려드리는 거예요. 창업을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레시피나 일반적인 상식 등 공통적인 것들을 알려드림으로써 창업을 돕는 거죠. 꼭 저희 프랜차이즈를 할 필요는 없어요. 외식업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목표로 하는 거니까요.”
백종원의 거침없는 도전의식은 올 한 해 본업인 프랜차이즈 외식 사업에도 예외 없이 적용됐다. 다양한 신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테스트를 위해 시장에 선보여졌고, 기존 프랜차이즈 역시 규모를 키웠다. 이에 일각에서는 백종원을 두고 ‘프랜차이즈 생태 파괴’라는 지적이 전해지기도 했다. 백종원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한 이야기에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 부분(프랜차이즈 생태 파괴라는 주장)은 제가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요. 데이터에 다 나와있거든요. 흔히 이야기하는 외식업 선진국들이 미국, 일본 등인데 그곳은 프랜차이즈 자영업자 비율이 우리보다 높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이러한 지적이 나온다는 것에 있어서는 제가 맞다 틀리다 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왈가왈부 해 봤자 스스로 저를 포장하는 것 밖에 되지 않을 것 같고, 사회 저변에 이런 이야기가 대두되다 보면 언젠가 전문가 분들이 데이터로 말씀해 주지 않겠나 싶어요.”
백종원은 자신의 방송 속 모습을 이유로 프랜차이즈 브랜드 다양화 행보를 지적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어떤 분들은 제게 ‘식당 하는 사람들에게 식당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해놓고 왜 프랜차이즈 하냐’고들 하시는데, 열심히 하는 개인사업자는 프랜차이즈가 절대 못 이겨요. 자꾸 오해하시더라고요. 제가 방송을 통해 전하고픈 메시지는 지금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도태될 정도로 과한 외식업 시장에서 새롭게 유입되는 사람들은 주의를 기울여서 신중하게 사업을 하자는 거고, 기본을 가지고 싸우는 프랜차이즈를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건데 방송 이후 골목 상권 파괴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오히려 저도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지 못 하겠더라고요.”
현재 백종원이 운영 중인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는 새마을식당, 빽다방, 한신포차, 홍콩반점 등 20여개다. 여기에 현재 테스트 중인 롤링 파스타를 비롯해 신규 론칭을 준비 중인 브랜드들도 다수다. 명불허전 프랜차이즈계의 큰 손인 셈. 백종원은 이 같은 다브랜드 전략에 대한 이유도 덧붙였다.
“‘있는 브랜드 관리나 잘 하라’는 말씀도 조금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요. 저희는 한 브랜드로 몇 천 개의 점포를 만드는 게 아니거든요. 오히려 그렇게 단일 브랜드로 많은 점포를 운영하면 사업하기는 더 쉽죠. 그렇지만 저희가 추구하는 건 식재료의 공통분모를 가진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식재료를 저렴하게 장기 계약하고, 이를 통해 점주들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거예요. 이 같은 다브랜드 전략의 이유는 하나의 식재료, 메뉴에 올인 했을 경우 수급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점주들이 떠안아야 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고요. 만약 저희가 정말 이익만을 생각했다면 물 들어왔을 때 점포를 무작위로 늘렸겠죠. 그런데 저희는 그렇게 점포를 늘리지 않거든요. 하나의 브랜드가 나올 때도 시장 반응에 관계 없이 1~3년 간 테스트를 무조건 거치고 있고요. 결국 단일 브랜드를 유지하는 프랜차이즈와는 사업 방향이 다른 거고, 결코 다브랜드 전략이 쉬운 게 아닌데 이 부분에 있어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사업에 대한 이야기에는 프로다운 눈빛으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전한 그이지만, 사업과 방송을 제외한 가정에서는 백종원도 아내 바보, 딸 바보에 지나지 않는 평범한 가장이다.
지난 2013년 배우 소유진과 결혼한 이후 2014년 첫 아들을 얻은 백종원은 2015년, 2018년 둘째 딸과 막내딸을 품에 안으며 다둥이 아빠가 됐다. 그 사이 과거 ‘소유진의 남편’으로 이름을 알렸던 백종원은 이제는 아내보다도 유명해졌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아내(소유진)가 ‘이 상황을 즐기세요’라고 했는데 상황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됐다”며 미소를 지은 백종원은 결혼 6년차에도 변함없는 아내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아내는 평소 제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즐겨 봐요. 저 역시 제 프로그램은 일일이 모니터링 하지 않아도 아내가 출연하는 예능이나 드라마는 꼭 챙겨보죠.(웃음) 요즘 아내가 드라마 촬영으로 바쁜데, 그럼에도 방송에 출연할 때 제가 입을 옷은 다 챙겨줘요. 시간이 되면 메이크업도 아내가 다 해주죠. 시간이 없을 때도 미리 입을 옷을 다 챙겨주고 나가곤 해요. 너무 고맙죠.”
최근 소유진은 자신의 SNS에 막내딸 세은양과 함께 있는 백종원의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해당 영상 속에서 백종원은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막내딸과 놀아주며 딸 바보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날 인터뷰에서 역시 백종원은 자녀들의 이야기에 아빠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요즘 퇴근하면 칼 같이 집에 들어가요. 방송 끝나고 나서 회식을 할 때도 가능한 한 일찍 가려고 하고, 회식을 오후 5시에 할 때도 있죠.(웃음) 방송에서는 팀워크가 중요한 만큼, 회식엔 꼭 참석하려 하는데 딱 먹고 짧게 끝내고 해산하죠. 그래야 회식 참가율도 좋더라고요. 지금은 참가율 100%에요. 집에 가면 아이들이랑 시간을 보내는데, 보고만 있어도 좋아요. 첫째는 엄마를 제일 좋아하고, 둘째는 무조건 아빠가 제일 좋다고 해요. 셋째는 아직 말을 못해서 의사를 모르겠네요.(웃음) 식탐은 셋째가 제일 많은데, 미식가로 자라나지 않을까 싶어요.”
다방면에서 쉴 틈 없는 활동을 펼치며 어느덧 국민들의 입맛을 책임지는 위치에 서게 된 백종원. 정작 본인의 삶에 쏟을 시간이 없을 것 같다는 우려 섞인 기자의 말에 백종원은 “한가한 것 보다는 바쁜 게 낫다”며 미소를 지었다.
“방송을 쉬어야지 하는 생각은 매일 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고요.(웃음) 저를 필요로 하는 곳들이 있으니까, 계속 방송을 하게 되곤 해요. 또 방송을 통해서 제가 전하고자 했던 것들이 조금씩 눈에 보이는 것 같으니까 더욱 그만두기가 어렵더라고요. 저 하나로 인해 외식문화가 바뀌고 이런 건 아니지만 외식업에 대한 손님들의 관심이 커진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이 눈에 보이니까 더 열심히 하는 거죠. 대신 식당 주인 분들이 저보고 ‘같은 편끼리 왜 이러냐’며 싫어하시더라고요. 저도 죄송하죠. 그런데 당장은 제가 싫으실 수 있지만 식당 주인 분들이 손님들의 눈을 의식하며 조심하게 되다 보면 궁극적으로는 바른 현상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싶어요.”
올 한 해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온 백종원은 “체력은 잃었지만 보람을 얻었다”고 스스로의 2018년을 평가하며 내년에도 이어질 도전과 활약을 예고했다.
“올 한 해도 참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인지 딱히 아쉬운 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건강 관리를 잘 못해서 체력과 멋진 외형을 조금 잃었죠.(웃음) 다시 운동을 해야 하는데, 잠을 잘 못 자니까 너무 힘드네요. 그래도 내년엔 열심히 자기 관리를 시작하려고요. 대신 올 한 해 제가 가장 크게 얻은 건 보람이에요. 음식 관련 방송을 계속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하길 잘했구나 싶어요. 긍정적인 요소들이 나타나니까요. 욕먹는 걸 누가 좋아하겠어요. 그렇지만 잘 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는 보람을 얻었어요. 내년에도 열심히 해 나가야죠.”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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