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소향이 노래를 통한 희망의 메시지로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 있다.
연말 결산 [굿바이 2018!]의 이번 주인공은 소향이다. 소향은 올해 빛날 소(昭)에 누릴 향(享)이라는 이름의 풀이처럼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전했다. 올해 초 평창 동계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듀엣 무대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프로듀서 데이비드 포스터의 일본 공연에 초청돼 협연하는 등 천상의 목소리를 더 넓게 들려줬다.
사실 소향이 발표하고 부르는 노래에는 공통점이 있다. 좋은 가사가 그것. 이는 소향의 사명감이기도 하다. 소향은 "어둠에 있던 사람이 빛을 누릴 수 있도록, 내 이름대로만 살면 참 좋겠다"고 바랐다. 실제로 한 팬은 '소향의 노래를 듣고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다'는 내용의 SNS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소향은 이를 보고 "진짜 중요한 건 유명해지고 큰 무대에 서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다시 삶과 꿈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을 느끼며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고 싶다. 그게 후회하지 않는 음악과 길"이라고 다짐했다.
지난 5월 발표한 새 싱글 '너의 노래'에도 이런 마음가짐이 잘 느껴진다. 소향은 분노, 슬픔, 억울함 대신 사랑, 희망, 위로에서 힐링을 찾았다. 특히 소향의 시누이이자 미국 팝 그룹 DNCE 멤버 겸 미국 3대 여자 기타리스트 진주(JINJOO.L)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소향은 "진주가 흔쾌히 연주해줬다. 나는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너의 노래'는 "가수가 꿈은 아니었지만 결국 가수가 꿈이 되어버린 그녀의 자전적인 메시지"라는 소개가 눈에 띈다. 소향은 "가수를 그만두려고 했던 시점에 꿈의 의미를 깨닫고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쓴 곡"이라며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오랜 꿈을 버리지 말고 시작하자',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외침"이라고 밝혔다.
가수의 꿈을 이룬지 19년이 지난 지금, 소향은 이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책임감이 부담감으로 다가올 때도 있지만 소향은 "박수칠 때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쯤, 사람들이 완벽 만을 기대하는 건 아니라고 깨달았다. 조금 실수해도 오히려 간절함에 공감해주시는 관객 분들이 계시더라. 이게 다른 의미의 희망 아닐까"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서 조급함 대신 편안함을 얻었다. 소향은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만든 음악이 오히려 순수하고, 사람들이 그걸 알아주시는 경우가 있다. 어릴 때는 선배들을 보면서 '집착 없이도 사랑 받을 수 있는 게 부럽다'고 생각했고, 그 중 한 분은 제게 '너무 채우려고 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셨는데, 이제 그 말의 뜻을 알 것 같다"는 변화를 말했다.
이런 변화 덕분일까. 소향은 여유를 찾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갑갑함 대신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소향은 내년, 나아가 앞으로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많은 분들이 지금의 상황보다 더 큰 무언가를 생각하실 수 있길 바란다. 많은 분들이 감동할 수 있는 가사와 멜로디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며 최근 자신이 크게 감명 받았던 이야기를 전해줬다.
"옛날에 인디언 추장님이 한 소년에게 '모든 사람 안에는 분노, 억울함, 슬픔, 증오를 가진 늑대와 희망, 사랑, 기쁨, 희락을 가진 늑대가 한 마리씩 있다. 먹이를 주는 늑대가 이긴다'고 해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슬픔과 분노의 시대라고도 볼 수 있는 지금, 저도 내년부터는 희망의 늑대에게 먹이를 주는 연습을 할 거예요. 다 같이 힘내요!"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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