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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일보 신춘문예] “유희 깔린 연극성, 거침없는 필력”

입력
2019.01.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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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부문 심사평

한태숙(왼쪽)ㆍ전인철 연극연출가가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2019 신춘문예 희곡 부문 심사를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한태숙(왼쪽)ㆍ전인철 연극연출가가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2019 신춘문예 희곡 부문 심사를 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올해 신춘문예 희곡에 응모한 작품들은 주제며 접근이 새롭다기보다, 대체로 안정된 필력으로 무대에 대한 구체성을 알고 쓴 희곡들이 많았다. 세월호의 비극과 파인텍 고공농성, 동성애를 비롯하여 성과 가족의 개념에 대한 사회적인 이슈를 담아낸 이야기들이 눈에 띄었다.

심사위원들은 긴 논의 끝에 ‘이 생을 다시 한 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위원들은 현생과 전생을 넘나드는 신인작가의 거침없고 자유로운 필력에 놀랐고, 유희를 바탕으로 한 연극성과 놀이성에 매료되었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굴뚝 위의 새’는 고공농성이라는 익숙한 테마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인물과 재치있는 대사 그리고 작가의 세상에 대한 뜨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짧은 이야기 안에 주제를 집약시키는 경제적인 극작술도 인상적이었다.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다른 작품을 기대한다.

‘버려진 아이’는 순수 창작이 아니라 ‘바리’를 재창작한 작품이라 선정에서는 제외 되었지만, 현재성을 강화하며 극을 압축한다면 좋은 희곡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신들의 영웅’은 주제의식이 선명한 작품임에도 단막극을 뽑는 취지에 어긋난 장막극이었고, ‘물속의 나무’는 은유적이며 초현실적인 독특한 창작의 세계를 느끼게 해 주는 매력이 있음에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며 인물의 캐릭터가 다소 식상한 면이 있었다.

또한 특이한 주제의 작품도 눈길을 끌었는데, 현대인의 탈 인간화 욕구를 신화적으로 접근한 두 편의 희곡 ‘동물원’은, 같은 제목의 비슷한 주제라는 우연성을 지닌 작품들로, 인간은 어디까지가 인간인가에 대한 우리의 고민과 자성에 대해 질문한 작품이었다. 이번에 투고한 작품들을 버리지 말고 다시 수정하여 시선이 확장되고 부피감 있는 희곡으로 다시 태어나게 할 것을 부탁드린다.

한태숙ㆍ전인철 연극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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