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맹수(63) 원광대 총장 내정자 비리 의혹 등으로 원광대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새 총장 선임에 반발한 일부 교수들이 법인이사진과 신임 총장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식과 천막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27일 예정된 박 총장의 취임식을 무기한 연기할 것을 요구하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원광대 교수 20여명이 참여한 ‘총장선임 의혹 진상규명과 총장직선제 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총장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총장후보자평가위원회 평가점수 조작, 총장 선임을 위한 법인이사회의 결의 하자, 총장후보자의 표절과 저작권위반행위 등 각종 비리와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기 전까지 신임 총장 취임식을 연기해야 한다고 25일 밝혔다.
비대위는 “총장선거를 통해 드러난 비리와 의혹을 규명하지 않은 채로 새로운 총장이 선임절차 및 봉고식을 모두 진행한다면 대학구성원의 화합과 협력은 요원하고, 대학의 위상이 무너져 원광대의 미래는 상상할 수 없는 난국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이어 “법인이사회가 총장 취임식을 27일로 예정하고 있지만 비리와 의혹에 대한 진상이 낱낱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총장 취임은 무기한 연기돼야 한다”며 “비리와 의혹이 드러날 경우 이미 사퇴한 신순철 전 이사장은 물론 박 총장 후보자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대학구성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측은 박 총장 후보자가 표절과 저작권 위반 행위 등의 의혹에 대해 내놓은 해명도 변명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박 총장 후보자는 최근 논란이 확산되자 학교 내부 게시판에 “저작권법 위반은 일부 오해에서 비롯됐고 표절 시비는 당사자들과 의사소통을 통해 완전히 종결된 사안”이라고 해명 글을 올렸다.
앞서 19일 여태명(조형예술디자인대학) 비대위원장과 김선광(법학전문대학원) 비대위 간사가 삭발식을 가진데 이어 21일부터 대학본부 로비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교수협의회는 박 총장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 해명을 촉구했고 총학생회는 폐쇄적인 총장 선출과정을 비판하면서 직선제 도입을 요구하는 등 학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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