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A~C) 중 처음으로 경기 파주 운정~화성 동탄을 잇는 GTX-A 노선이 27일 착공된다. 운행 속도가 일반 지하철의 3배 이상이라 ‘땅속의 고속철도’로 불리는 GTX는 정부가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구축하려는 광역교통망의 핵심이다. 그러나 이번 노선 조성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 환경단체 등의 반대 여론이 거센 터라 공사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오후 2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GTX-A노선 착공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엔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노선이 지나는 각 지역구 국회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GTX-A는 파주 운정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을 거쳐 화성 동탄을 잇는 83㎞ 길이의 노선으로, 운행 속도가 평균 시속 100㎞, 최고 시속 180㎞에 이른다. 특히 정차역이 간소화되면서 운정~삼성 간 이동시간이 기존 80분에서 20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공사기간은 총 5년으로 2023년 완공될 예정이다. 소요 예산은 2조9,017억원이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일부 노선 관통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공사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50여 개 단체들은 전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TX-A 노선은 민간이 직접 운영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인데도, 정부가 연내 착공을 강행하려 1조5,500억원의 재정을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결국 국민이 세금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파주 운정 차량기지 일대에 노랑부리백로 등 법정보호종 36종이 서식하고 있는데도 환경영향평가 본안보고서에 피해 방지 대책이 없다고도 지적했다.
공사 반대 지역은 노선 종점 인근의 파주 교하지구와 중간 지점인 서울 용산구 후암동이 대표적이다. 교하지구 주민들은 노선이 당초 계획과 달리 열병합발전소 부근을 지나면서 온수관 파열, 싱크홀(지반 침하) 등 사고 위험이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후암동 주민들은 지하터널 공사를 진행하기엔 지반이 약하고 거주지가 밀집돼 있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들고 있다. 이들은 “경제성을 이유로 노선 변경 및 확정이 일방적으로 이뤄져 주민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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