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 대북제재 면제 등에 北 공식적 반응 없어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미국의 대북 구애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남북 교류와 대북 인도적 지원에 유연성을 보인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지를 피력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반응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관영ㆍ선전매체를 동원해 대미 불만만 쏟아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북한 관련 업무를 하는 나의 팀이 크리스마스 이브 보고를 했다.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다음 정상 회담을 고대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함께 게시한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의 대통령 전용 책상에 앉아 최근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앨리슨 후 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트윗은 최근 잇따른 대북 유화 메시지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비건 특별대표는 방한 기간 중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겠다’는 언급을 비롯, ‘남북 도로ㆍ철도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 대북제재 면제’ 등 조치를 연달아 내놓았고, “북한과 다음 단계의 논의를 희망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새해 첫날로부터 머지 않아 열릴 것이라 믿는다’고 지역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말하는 등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미 정부 핵심 인사들의 발언은 계속됐다. 14일 트윗을 통해 ‘서두를 것 없다’며 대북 속도 조절론을 폈던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기대감을 드러낸 것은, 최근 미국이 피력해 온 대북 대화 의지와 궤를 같이 한다.
미국 나름의 노력에도 북한은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같은 날 미국을 향해 비난 목소리만 높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불순한 정치적 목적이 깔린 모략행위’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17일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를 거론하며 “우리 국가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며 공화국의 국제적 영상에 감히 먹칠을 해보려는 비열한 책동으로서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강변했다.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노동신문은 남측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발언을 인용, 한미 워킹그룹을 ‘내정 간섭 기구’라 규정한 뒤 “미국이 겉으로는 동맹, 공조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지만 실지(실제)에 있어서 남북관계 개선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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