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도망자 공주’로 알려진 셰이카 라티파 빈트 무함마드 알막툼(33)의 최근 사진을 공개했다. 라티파가 새 삶을 살겠며 두바이에서 탈출을 감행했다 인도에서 붙잡혀 강제 귀국 조치된 이후 국제 인권단체들은 그의 행방과 신변의 안전 여부를 공개하라고 UAE에 촉구한 바 있다.
UAE 국영 WAM통신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정부 성명에 따르면 라티파는 두바이에 있는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지난 15일 메리 로빈슨 전 유엔인권고등판무관과 라티파가 만나는 모습도 가족의 요청에 따라 사진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라티파는 두바이의 군주이자 UAE의 총리 겸 부통령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의 딸이다. 그러나 지난 3월 유튜브 등지에 공개된 40분짜리 영상에서 자신이 수년간 학대를 당했고 구금됐다 풀려나기를 반복했으며 두바이에서 탈출해 새 삶을 살고자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도망자 공주’라고 불렸다.
영국 비영리 인권단체 ‘디테인드 인 두바이(Detained in Dubai)’는 라티파가 3월 초 요트를 타고 탈출을 감행했지만, 인도 고아주 인근 해역에서 인도 해양 경비대에 가로막혀 강제 귀국 조치됐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BBC방송은 이달 방영한 다큐멘터리에서 그가 과거 16세 때 탈출을 시도했다가 국경에서 붙잡혀 3년간 학대를 당했으며 두 번째 탈출 계획은 무려 7년간 준비했다고 전했다.
라티파의 친구들과 인권단체는 라티파가 생명의 위협에 놓였을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사건 관여 자체를 부인했고 UAE 역시 지난 9개월간 라티파의 신변에 대한 공식 답변을 거부해 의혹이 증폭된 바 있다. 두바이 관계자들은 “라티파가 가족과 잘 지낸다”고 해외 언론에 밝혀 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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