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0대 구속 송치… 동승자 2명도 입건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20대가 뺑소니도 모자라 동승자와 운전자 바꿔 치기를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 법이 시행됐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의정부경찰서는 A(29)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A씨 차에 동승한 남성 1명과 여성 1명도 음주운전 방조, 도주치사 방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10일 오전 5시쯤 의정부 예술의전당 인근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을 하던 중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이모(24)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를 넘는 0.15%였다.
A씨와 동승자들은 사고가 나자 병원 등으로 현장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병원에서 경찰에 붙잡힌 뒤에도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고 동승한 여성이 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사고 차의 블랙박스에 덜미를 잡혔다. A씨는 사고 뒤 ‘구속될 수 있다’ 변호사 선임 등 다 책임질 테니 자리를 바꾸자’ 등 동승자와 운전자 바꿔 치기를 모의한 대화가 그대로 녹음된 것이다.
사고 피해자인 이씨는 이날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중 A씨의 차에 치여 쓰러진 뒤 뒤따르던 차량에 2차, 3차 충격을 받아 현장에서 숨졌다.
한편 지난 18일부터 시행된 일명 윤창호법은 음주 사망사고를 낸 사람의 처벌 수준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최고 무기징역 또는 최저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