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2019 한국일보 신춘문예] “감동적 결말, 작가가 기울인 마음의 힘 느껴져”

입력
2019.01.01 04:40
0 0

동화 부문 심사평

서울 남대문로 한국일보에서 유은실 동화작가(왼쪽)와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가 2018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응모작을 살펴보고 있다. 신상순 기자
서울 남대문로 한국일보에서 유은실 동화작가(왼쪽)와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가 2018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응모작을 살펴보고 있다. 신상순 기자

올해 동화부문에는 선뜻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작품이 많았다. 최종에 오른 작품은 물론 심사평에서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끝까지 아쉬움을 안고 견주었던 몇 편은 치열한 습작기를 거치면 곧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어린이 독자를 만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동화쓰기를 시작하는 분들께는 글쓰기 전후에 편견에 대해서 돌아보고,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회고와는 거리를 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아주 어두운 밤’은 애착인형과 결별하는 과정을 그려낸 수작이다. 토끼인형이 아이의 슬픔과 앞날에 대한 걱정을 담담하게 이해해준다. 다만 여드름이 고민인 나이의 화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로서는 플롯이 단순하다. 몇몇 관념적인 문장도 걸린다. 그럼에도 무척 서정적이어서 이 작품을 누군가가 품에 꼭 안고 위안 받는 순간을 떠올렸다. 힘을 내어 정진하시기를 바란다.

‘단추 이야기’는 자라면서 누구나 겪게 마련인 불안의 감정을 문학이 어떻게 다독여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수작이다. 단테를 읽어주는 다마스쿠스의 상인 곁에서 자란 고양이 단추와 상상 속의 투명한 물고기 가오는 독자에게도 든든한 친구로 다가온다. 인물의 독특함에 비해서 그들이 들려주는 사건이 평면적인 점이 아쉬웠다. 마지막까지 당선작과 견주었던 작품이다. 조금만 더 힘을 내주시길 부탁드린다.

‘이제부터 내 이름은’은 간결한 도입부부터 눈을 떼기 어렵다. 주인은 아닌데 고양이를 안고 동물병원에 찾아온 ‘너’의 존재가 궁금해진다. 상처받은 화자인 ‘나’의 눈에 비친 너의 행동은 하나하나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2인칭의 간접적인 우회를 거치는데도 인물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고 결말까지 이야기의 일관성과 감동을 유지하는 집중력 있는 작품이다. 작가가 기울인 마음의 힘이 느껴진다. 심사위원들은 흔쾌히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어린이 독자들에게 믿음직한 ‘너’가 되어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기대하며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유은실 동화작가,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