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에서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니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문경은(47) 서울 SK 감독과 이상민(46) 서울 삼성 감독이 올해 유독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문 감독의 SK는 24일 현재 9승16패로 9위, 이 감독의 삼성은 6승20패로 최하위다. 10개 팀 가운데 10승을 아직도 못 채운 팀은 두 팀뿐이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과 외국인 선수 문제 등으로 두 사령탑은 동병상련의 마음이다.
좀처럼 웃을 일이 없는 ‘오빠’들은 얄궂게도 25일 크리스마스에 서울 라이벌전을 펼친다. 둘 중 한 명은 자존심이 더 무너질 수 있는 부담스러운 한판이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 팀의 대결은 ‘S 더비’로 불리며, 이날은 성탄절을 맞아 문 감독과 이 감독은 하프타임에 3점슛 대결을 펼쳐 팬들에게 볼거리와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행사와 별개로 두 감독에게 1승은 절실하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에서 9위로 추락한 문 감독이 급한 상황이다. 최근 5연패 늪에 빠진 SK는 앞선 3경기에서 10점차 이상의 완패를 당했다. 주포 애런 헤인즈가 무릎 부상으로 빠진 뒤 듀안 섬머스를 일시 교체 선수로 영입했지만 분위기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발가락 골절 부상을 딛고 복귀한 국가대표 포워드 최준용(24)이 실전 감각을 찾고 있고,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신인왕 출신 안영준(23)의 복귀가 임박한 점이 희망을 걸 수 있는 부분이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2할대 승률(0.236)을 기록 중인 이 감독 역시 근심이 가득하다. 지난 21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5연패를 끊고 반등 계기를 마련하는 듯 했지만 23일 전주 KCC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분패했다. 자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단 한번도 연승을 경험해보지 못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이 감독은 오른손 골절로 한달 이상 공백을 가진 뒤 KCC전에 복귀한 베테랑 포워드 김동욱(37)이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어주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부터 ‘S 더비’를 펼친 두 팀은 첫해 3승3패로 팽팽히 맞섰고, 이번 시즌 두 차례 대결에선 SK가 모두 이겼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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