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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항로 변경 암초 쿵… 해양 참사 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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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항로 변경 암초 쿵… 해양 참사 날 뻔

입력
2018.12.25 04:4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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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던 199명 탄 여객선 좌초… 인명 피해 없이 30분만에 구조

24일 오후 마라도에서 제주도로 향하다 좌초된 여객선 블루레이1호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운진항으로 예인되고 있다. 사고 선박에는 승객 195명과 승선원 4명 등 총 199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날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서귀포=연합뉴스
24일 오후 마라도에서 제주도로 향하다 좌초된 여객선 블루레이1호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운진항으로 예인되고 있다. 사고 선박에는 승객 195명과 승선원 4명 등 총 199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날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서귀포=연합뉴스

국토 최남단 제주 마라도에서 199명을 태우고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블루레이 1호(199톤)가 가파도 인근 해상에서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해양경찰이 긴급 구조활동에 나서고 선장 등 승선원과 승객들이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다시 한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24일 오후 2시 43분쯤 마라도에서 승객 195명과 승선원 4명 등 199명을 태우고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운진항으로 향하던 여객선 블루레이1호가 가파도 남서쪽 0.5㎞ 지점에서 타기실(조타실 명령에 따라 수동으로 방향타를 조정하는 곳)이 침수돼 구조를 요청했다.

승객 이정혁(40ㆍ경기 안양시)씨는 “아들과 함께 여객선 2층에 있는 데 ‘쿵’하고 굉음이 나면서 배 속도가 떨어졌다”며 “대체 선박이 온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소방헬기와 해경이 바로 출동해 안심했다”고 말했다. 다른 승객도 ‘쿵’하는 소리를 들었고 선원들도 부딪히는 소리가 길게 나면서 타기실에 구멍이 생겼고 그곳으로 물이 차 올랐다고 증언했다.

해경이 예인된 블루레이1호를 조사한 결과 선체 중간 부분부터 선미까지 암초에 긁힌 흔적이 있고 스크루도 암초에 부딪혀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심각한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해경은 신고 접수 후 함정 등 선박 6척을 투입해 대응에 나섰다. 선사 측도 승객들에게 지시하고 대체 선박인 송악산101호(139톤)를 사고 현장으로 보냈다. 승객들은 갑작스런 사고에 놀랐지만, 구명장비 착용을 착용한 뒤 침착하게 대기했고, 출동한 해경 지시에 따라 큰 혼란 없이 차례로 30여분 만에 선사 측이 보낸 대체선박 송악산101호에 무사히 옮겨 탔다. 송악산101호는 사고 발생 1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3시 43분쯤 운진항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한 승객은 구조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크리스마스 이브 선물인가요?’라며 불행 중 다행이었던 당시 상황을 글로 올리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선박은 하루에도 수 차례 마라도와 운진항을 정기적으로 오가는 여객선인데, 강풍으로 평소와 다른 항로로 바꿨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선박이 수심이 낮은 곳에서 진행하다가 암초에 부딪혀 좌초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가파도 여객선 침수사고 원인을 정확히 규명해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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