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ㆍ가족과 휴식 보내기로
연가 21일 중 12일만 소진돼
26일은 국민경제자문회의 주재
민생ㆍ경제 행보에 집중할 듯
“공석인 청와대 비서진 인사 단행
비서실장에 측근 노영민” 관측도
문재인 대통령이 성탄절인 25일까지 휴식을 취한다. 이후 민생ㆍ경제 행보에 집중하는 한편, 청와대 경제라인을 포함한 참모진 개편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자리 등 경제지표 악화로 민심 이반이 빨라지고 있어 2기 청와대는 경제ㆍ정책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참모진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어 빠른 시일 후임자를 인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단행한 차관급 인사로 청와대에서는 주요 경제ㆍ정책 라인인 일자리비서관과 경제정책비서관 과학기술보좌관이 공석이다. 그 이전부터 공석 상태였던 국정홍보비서관과 의전비서관을 포함하면 5자리가 비어 있다.
2020년 4월 총선 출마 희망자까지 포함해 인사를 할 경우 비서진 개편 범위가 더 커질 수 있다. 청와대는 이미 일부 참모들의 총선 출마 여부 및 전출 희망시기 등의 동향을 비공식적으로 파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호 일자리수석, 한병도 정무수석, 조한기 1부속비서관 등 출마 예상자만 10여명에 이른다. 청와대 관계자는 “참모들마다 상황이 달라 일률적으로 인사를 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순차적으로 자리를 채워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대의 관심사는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의 2기 청와대 합류 여부다. 외교가에서는 “주중대사의 교체가 예정됐다”는 얘기도 파다하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비서실장이자, 지난해 대선 때는 캠프 조직본부장으로 활약한 노 대사는 자타가 인정하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이에 노 대사가 국정 쇄신 차원에서 비서실장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다만 “핵심 보직 교체는 아직 이른 얘기”라고 선을 긋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차 휴가를 내고 ‘성탄절 구상’에 돌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오늘 하루 연가를 내고 어머니 강한옥(91) 여사 및 가족과 함께 성탄절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과 성탄절인 25일을 포함하면 나흘간의 휴식이다. 이날 휴가로 문 대통령은 올해 연가 21일 중 12일(57.1%)을 소진했지만, 청와대 직원들에게 연가의 70%를 사용하라고 독려한 것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수의 해외 순방과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등 외교ㆍ안보 강행군을 소화하느라 미처 연차를 소진하지 못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휴가 기간 경제ㆍ민생 정책 구상에 집중할 것을 보인다. 최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역전하는 ‘데드 크로스’ 현상이 발생하는 등 경제 지표 악화에 따른 지지율 하락 속도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최근 “일각에서 산업 정책이 없다는 비판이 있다”고 하는 등 경제 성과를 내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연말 경제 관련 일정을 집중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참석했다. 26일에는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를 주재한다. 28일에는 청와대로 국무위원들을 초청해 송년 만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해달라’는 주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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