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Banksy)가 아이를 그린 벽화를 내놓자 이를 지키려고 보호벽까지 설치됐다.
23일(현지시간) 술에 취한 사람이 영국 한 철강도시에 설치된 뱅크시의 신작을 훼손하려다 보안 요원에게 쫓겨나는 일이 있었다. 이 지역 페이스북 페이지에 “술에 취한 사람이 뱅크시 작품을 훼손하려 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작품 보호를 위해 보안 요원이 추가로 배치됐고, 보호용 플라스틱 판도 작품 앞에 설치됐다. 이 비용은 이곳이 고향인 유명 배우 마이클 쉰(Michael Sheen)이 지불했다. 그는 뱅크시 작품 보호를 위한 법안 마련에 필요한 비용과 벽화가 그려진 차고 소유자 이안 루이스(Ian Lewis) 가 재정적 부담을 겪지 않도록 관련 비용도 지불할 예정이다. 또 익명을 요구한 사업가도 무료로 보호 덮개 설치 비용을 댔다.
뱅크시는 20일 인스타그램에 신작을 알리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영국 웨일스 남부 포트 탤벗에 있는 철강 노동자 루이스의 집 차고에 그려진 뱅크시의 작품이 담겼다. 90년대 세워진 차고 양면에 뱅크시는 그림을 그렸다. 한 쪽에는 떨어지는 눈을 느끼고 있는 아이가 새겨졌다. 아이는 혀로 눈을 먹고 있다. 또 다른 면에서는 타오르는 불이 만들어낸 재가 아이 쪽으로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이 그림은 철강 도시 포트 탤럿의 공해 문제를 부각시키려고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BBC에 따르면 설치 하루 만에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뱅크시 벽화를 보려고 이곳을 찾았다. 사람들이 몰리자 이 지역 협의회는 방문객들에게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뱅크시는 신상이 알려지지 않은 영국의 유명 그래피티 예술가다. 주로 공공장소에 자신의 작품을 그린다. 뱅크시는 90년대 초 고향인 브리스톨의 기차와 벽에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브리스톨은 다채로운 거리 예술로 유명하다. 뱅크시는 2000년대부터는 브리스톨을 넘어 세계 곳곳에 그의 작품을 남겼다. 특히 영국 런던 쇼디치 인쇄소 벽에 그려진 하트 모양 풍선을 날리는 소녀 작품이 유명하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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