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에서 22일(현지시간) 또다시 대형 쓰나미가 발생, 최소 수백 여명이 숨졌다. 통신 두절 등으로 상황 파악이 늦어지고 있어, 실제 피해는 수천 명 목숨을 앗아간 지난 9월 술라웨시 지진ㆍ쓰나미 때와 맞먹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인도네시아 언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인도네시아 순다해협 인근 해변에 쓰나미가 덮치면서 최소 222명(23일 오후 현재)이 사망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도 전날 밤 오후 9시27분쯤 인도네시아 자바섬 서쪽 끝 반텐주와 수마트라섬 남부의 람풍주에 있는 4개 지역에서 쓰나미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람풍주 해안에는 3.6m 높이 대형 쓰나미가 들이닥친 것으로 알려졌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만조와 쓰나미라는 두 가지 자연 현상이 겹쳤다”며 “총 사망자는 222명, 부상자는 843명 그리고 실종자는 28명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해안에 있던 차량이 전복되고 건물 수백 채가 파손됐다. 외신들은 시간이 갈수록 파악된 인명ㆍ재산피해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쓰나미는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 순다해협의 화산섬 아낙 크라카타우가 분출하면서 발생한 해저 산사태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은 22일 오후 5시22분쯤 분출했고, 같은 날 오후 9시3분에도 재분출했다. 숙만다루 프리핫모코 인도네시아 지질학협회 회장은 자카르타포스트에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 분출에 의한 떨림이 해저 산사태를 야기했고, 이로 인해 쓰나미가 생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쓰나미 전문가협회 회장인 제갈 프라세트야도 스트레이츠타임스에 “22일 지진 또는 폭풍우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쓰나미는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 활동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 당국은 쓰나미가 피해지역에 또 들이닥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BMKG의 지진ㆍ쓰나미 담당 책임자인 라맛 트리요노는 “아낙크라카타우 화산의 활동이 증가할 경우 쓰나미가 다시 올 가능성이 있다”며 “증가된 화산 활동이 감지되면 경보를 발령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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