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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억원 달하는 테러자금 바탕으로... IS, 반격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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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억원 달하는 테러자금 바탕으로... IS, 반격 노린다

입력
2018.12.23 17:08
수정
2018.12.23 20: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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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ㆍ부동산 등 다양한 재테크... “이라크ㆍ시리아서 금 들고 철수”

지난 10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탕 1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 연합뉴스
지난 10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탕 1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 연합뉴스

수천억 원의 테러자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몰락이 뚜렷하지만 아직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다. IS가 약탈해 곳곳에 숨겨놓거나 투자로 불리고 있는 엄청난 재산 때문이다. 훗날 재기를 도모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돈방석에 앉아 있던 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패퇴하면서 보유 중이던 서방 국가 화폐와 금을 함께 옮겼다”며 “전문가 추산으로는 총 4억달러(약 4,5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IS는 재기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지하세계에서 재테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S 간부들은 지난 수년간 수천만 달러를 중동의 합법적인 사업에 쏟아부어 돈세탁을 해왔다. 금융업을 비롯해 부동산 투자와 호텔, 자동차 판매, 심지어 세차에 이르기까지 IS의 테러자금이 광범위하게 스며들어 수익을 내고 있다. 과거 IS가 장악했던 이라크와 시리아는 물론이고 인접국 터키와 아랍에미리트를 잇는 전산망을 통해 자금이 이동한다. 하루에 50만달러(약 5억6,000만원)가 오가기도 했다고 터키 관료는 전했다. 물론 테러집단의 특성상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곳에 묻어놓은 ‘검은돈’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르드 자치정부의 테러대응부서 관계자는 WP에 “IS가 더 이상 원유를 팔아서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이처럼 여러 가지 경로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때 IS는 국가 영토에 맞먹는 세력권을 확보했지만 지난해 미국과 영국 등 79개국의 연합 소탕작전에 밀려 장악지역의 99% 가량을 잃은 상태다. 2014년 장악해 자금의 원천으로 불리며 하루 3만배럴 원유를 생산하던 시리아 동부 알오마르 유전도 지난 8월 연합군에 빼앗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IS 격퇴를 선언하며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결정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IS의 잔당 3만여명이 아직 남아있다. IS 지도부는 손에 쥔 막대한 자금으로 전투원의 월급과 가족 생활비, 여기에 변호사 비용까지 지원하며 반격을 노리고 있다. 이라크 당국은 북부 모술과 키르쿠크에서 끊이지 않는 폭력사태의 배후로 IS를 지목한 상태다. WP는 “단순한 비자금 펀드보다는 넉넉한 규모의 돈”이라며 “막대한 자금을 토대로 앞으로 10년간 국경지역에서 낮은 수준의 반란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사회는 매서운 눈초리로 IS의 자금이동을 감시하고 있다. 지난 10월 이라크 아르빌에서는 테러자금에 연루된 IS조직원 8명을 검거했다. 앞서 4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장관 80여명이 모인 테러 관련 회의에서 “극단주의 조직이 자금 조달을 위해 각종 현대적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며 “테러를 근절하기 위해 전 세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마스루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최고 안보 책임자는 “IS가 예전에는 원유나 인질 같은 눈에 보이는 테러로 돈을 모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모든 것이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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