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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ㆍ잇단 사퇴… 혼돈에 빠진 ‘트럼프의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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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ㆍ잇단 사퇴… 혼돈에 빠진 ‘트럼프의 미국'

입력
2018.12.23 15:39
수정
2018.12.23 20: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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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 상원 통과 실패… 9개 부처 업무정지 돌입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령에 반발, IS 특사도 사퇴 의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안팎으로 어수선하다. 내년 예산을 합의하지 못해 연방정부는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치달았고, 국방장관에 이어 이슬람국가(IS) 격퇴 임무를 맡은 대통령 특사마저 사퇴하면서 시리아 철군의 홍역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정부 예산안이 상원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22일 0시부터 셧다운이 시작됐다.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관련 예산 57억달러(약6조4,000억원)에 제동을 걸었다. 22일 낮에 재개된 협상도 성과 없이 끝났다.

정부가 월급을 못 주니 직원들은 근무할 이유가 없다. 15개 정부부처 가운데 국무부, 법무부, 재무부 등 9개 부처, 10여개 기관이 대상이다. 뉴욕타임스는 “연방공무원 210만명 가운데 80만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트럼프 정부 들어 셧다운은 1월과 2월에 이어 올해에만 세 번째다. 한 해에 연방정부가 세 차례나 멈춘 건 1971년 이후 처음이다. 11ㆍ6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자리를 내줘 절박한 공화당이나, 트럼프의 버릇을 고치려고 달려드는 민주당 모두 양보할 뜻이 없어 보인다. 더구나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겹쳐 자칫 장기전으로 흐를 조짐이다. AP는 “상원 본회의가 27일로 잡혀 있지만 미봉책인 긴급 예산안조차 합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양측은 거친 설전을 이어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의 파괴적 분노발작이 셧다운을 촉발했다”면서 “예산안이 오늘도, 내주도, 내년에도 절대 통과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같은 당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아예 ‘트럼프 셧다운’이라고 지칭하며 “오직 트럼프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셧다운을 할 수 있는 완전한 준비가 돼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또 트위터에는 “장벽은 국경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셧다운 결정 권한은 민주당에게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CNN은 “트럼프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혼돈을 안겼다”고 비꼬았다.

다만 미국이 크리스마스와 신년으로 이어지는 긴 연휴 기간인 만큼 아직 영향은 미미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주말과 크리스마스 연휴로 연방정부 기관 대부분이 25일까지 문을 닫는다”고 전했다. 결국 26일 업무가 재개돼야 셧다운의 충격파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AP는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IS 격퇴 담당 특사인 브렛 맥거크가 조기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의 전면 철수를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에 반발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이틀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 데 이어 두 번째다. 맥거크는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IS 전투원들이 도주하고 있지만 아직 격퇴되지 않았고, 우리의 임무도 끝나지 않았다”며 “시리아에서 미군의 조기 철군은 IS가 다시 발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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