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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중국 보양식 열풍 “올해 가장 핫한 음식은 황소개구리”

입력
2018.12.23 16:00
수정
2018.12.23 20:1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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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가 높고 닭고기 맛 비슷... 전문 요리점 수만개에 달해

게임 속 개구리 캐릭터를 마케팅에 활용한 황소개구리 요리 전문점의 매장 입구 모습. 다종뎬핑
게임 속 개구리 캐릭터를 마케팅에 활용한 황소개구리 요리 전문점의 매장 입구 모습. 다종뎬핑

“전국적으로 웰빙 열풍이 불면서 건강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황소개구리 보양식이다.”

지난 10월에 발간된 중국 요식업 보고서의 한 대목이다. 보고서는 바이두 검색지수에서 황소개구리가 연초부터 줄곧 상위권을 유지한 점, 지난해부터 급증한 황소개구리 전문 요리점이 수만개에 달하는 점, 중추절(추석) 연휴 때 황소개구리 월병 판매량이 수직 상승한 점 등을 들어 올해 가장 ‘핫’한 음식으로 황소개구리 보양식을 꼽았다.

황소개구리는 돼지나 오리ㆍ닭ㆍ소ㆍ양 등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이 많으면서도 지방ㆍ칼로리ㆍ콜레스테롤 등은 낮고 칼슘ㆍ인ㆍ철ㆍ나트륨 등 현대인에게 필요한 무기질은 풍부하다. 또 각종 어류와 육류ㆍ새우는 물론 양배추ㆍ미나리ㆍ양파 등과도 궁합이 잘 맞는다. 여기에다 구이ㆍ탕ㆍ무침 등 다양한 요리도 가능하다. 고기 맛은 대체로 닭고기와 비슷하다는 평이 많다.

사실 중국인들이 황소개구리를 먹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62년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총리가 쿠바에서 황소개구리를 선물 받아 들여온 뒤 20여개 지역에서 양식을 시작했다. 이후 쓰촨(四川)ㆍ후난(湖南)성에선 지역 대표 요리로 자리 잡았고, 1984년 리셴녠(李先念) 당시 국가주석이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의 만찬테이블에 황소개구리 뒷다리를 올릴 정도로 진귀하고 영양가 높은 보양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황소개구리는 ‘국민 요리’가 아니었다. 중국산업정보망에 따르면 황소개구리의 연간 생산량은 2014년까지만 해도 10만톤 정도에 불과했고 일반 국민들의 수요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다 중국 사회에서 웰빙 열풍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2015년부터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맞춰 양식기술 발달로 생산량도 비약적으로 늘었다. 2016년 상하이(上海)에서만 황소개구리 소비량이 하루 평균 135톤에 달했을 정도다.

최초의 황소개구리 요리 전문점은 2008년 상하이에서 문을 연 징웨룽(精悅蓉)이다. 2014년에는 거라오관(哥老官)이 충칭(重慶)에 1호점을 냈고, 2015년에는 프랜차이즈 요리점인 와라이다(蛙來噠)ㆍ와샤오바오(蛙小寶)ㆍ와싱쭤(蛙星座) 등이 생겨났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황소개구리 요리점이 급격히 늘어나 베이징(北京)에 4,300여개, 상하이에 1만여개 등 1선도시 4곳에서만 1만7,000여개가 성업 중이다.

황소개구리 요리 열풍에는 마케팅 전략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선 ‘여행 개구리(旅行青蛙)’라는 게임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와라이다를 비롯한 일부 전문점은 내ㆍ외부 인테리어에 게임 속 개구리 캐릭터를 이용하거나 음식이 나오기 전 개구리 탈을 쓰고 간단한 율동을 선보이는 등 젊은이들과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을 핵심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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