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직원 지갑서 신분증 꺼내달란 요구에 “똑바로 근무 안 서냐” 언성
김정호 “억울, 오히려 내가 갑질 당해”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공항에서 한 직원이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의원은 이 과정에서 “내가 국회 국토위원회 국회의원”이라고 말해, 피감기관을 상대로 갑질을 한 게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친노무현계 초선 의원으로, 지난 6월 김경수 경남지사의 사퇴로 공석이 된 경남 김해을 지역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22일 언론보도와 김 의원 측 설명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일 밤 김포공항 국내선 3층 출발장에서 밤 9시30분에 출발하는 김해공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수속을 밟던 도중, 공항 직원에게 고압적 언행과 욕설을 했다.
당시 김 의원이 지갑 주머니가 투명해 보인다는 이유로 신분증을 지갑에 넣어준 채로 보여주자, 직원은 “지갑에서 꺼내서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김 의원은 이에 “내가 왜 꺼내야 하느냐, 지금까지 한 번도 꺼낸 적이 없다”며 “내가 국토위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는지 찾아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국토위 피감기관이다.
김 의원은 다른 직원이 규정 책자를 가져와 관련 규정을 찾자 “빨리 안 찾고 뭐 하느냐. 이 XX들이 똑바로 근무 안 서네”라고 고함을 쳤다. 아울러 김 의원 옆에 있던 보좌관은 휴대전화를 꺼내 직원들 얼굴 사진을 찍으며 “야 공사 사장한테 전화해”라고 소리를 질렀다. 김 의원은 끝내 신분증을 꺼내지 않은 채 비행기에 탑승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되레 본인이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런 규정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한국공항공사 항공기표준운영절차 매뉴얼에는 탑승권과 신분증을 두 손으로 받고 육안으로 일치 및 신분증 위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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