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96. 한 살 추정 아람ㆍ달리ㆍ똘복ㆍ가람, 네 살 추정 청담ㆍ보담
지난 10월 서울 용산구청에는 주민들로부터 악취와 개 짖는 소리가 심하다는 민원이 들어왔습니다. 구청 직원들이 해당 집을 방문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주인이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떠난 집에는 털이 길어 눈도 보이지 않은 채 방치된 열 아홉 마리의 개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원은 수소문 끝에 주인 가족이 밥과 물만 겨우 챙겨주는 것을 확인했지만 앞으로도 개들을 이렇게 방치할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직원은 주인 가족으로부터 소유권을 넘겨 받은 후 용산구 내 유기동물 자원봉사단체인 ‘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열 아홉 마리의 개들은 그렇게 구내 지정 동물병원 보호소로 옮겨졌습니다.
유행사는 공고기간이 끝난 이후 여건이 닿는 대로 개들의 치료를 하고, 임시 보호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열 아홉 마리 중 지금까지 구조한 개들은 열 한 마리. 나머지 여덟 마리는 구내 동물병원에서 지내고 있는데요, 모두 다 데려와서 돌볼 수는 없어서 먼저 구조한 동물들이 입양을 간 이후 나머지 개들도 구조할 예정입니다. 사실 이는 보호소 병원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합니다.
열 한 마리 중 다섯 마리는 피부병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건강한 여섯 마리인 한 살로 추정되는 수컷 슈나이저 믹스인 아람ㆍ달리ㆍ똘복과 몰티즈 믹스 가람, 네 살 추정 슈나이저 믹스인 청담ㆍ보담이는 얼마 전부터 매주 토요일 이태원 근처 노란 천막에서 열리는 입양행사에 나오고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지금 모습을 보면 구조 당시 눈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누더기처럼 방치됐던 개들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유행사 운영진은 “대부분이 슈나이저 믹스였고 몰티즈 믹스인 개들도 있었다”며 “가정에서 번식을 시킨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먹지 못해 너무나 말라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열 아홉 마리 중 가장 먼저 가족을 찾을 기회를 얻은 여섯 마리는 밥도 잘 먹어 건강도 회복한 상태인데요, 사람에게 방치됐던 기억이 사라진 듯 애교도 많고 사람을 잘 따른다고 합니다. 개들을 돌본 병원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너무 착하다”고 할 정도입니다.
사실 구조된 개들은 보호단체에 연락을 해준 공무원, 또 최대한 돌보기 위해 나선 동물단체, 상황을 알고 배려해준 구내 동물병원 보호소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열 아홉 마리에게 새 삶을 살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유행사 운영진은 “이 친구들이 입양을 가야 병원 내 케이지에서 기다리고 있는 나머지 개들에게도 보호소를 나올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람ㆍ달리ㆍ똘복ㆍ가람ㆍ청담ㆍ보담이가 오늘도 이태원 노란천막 아래에서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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