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 기술이 초미세공정 해결사로
미국 IBM이 삼성전자의 7나노미터(nmㆍ10억분의 1m)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했다. 퀄컴에 이어 IBM의 선택을 받으며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도입한 EUV 기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을 입증했다.
IBM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서버용 고성능 반도체 칩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IBM은 “고객에게 최고의 차세대 하드웨어를 제공하기 위해 성능 신뢰성 보안 혁신성 등을 고려, 삼성전자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마케팅팀 팀장 이상현 상무는 “7나노 EUV 공정 기술로 IBM과 10년 이상 지속된 파트너십을 지속하게 돼 기쁘다”면서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최첨단 EUV 공정 기술의 자신감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V 공정은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파장의 길이가 14분의 1 미만인 EUV 노광장비로 반도체 회로의 세밀한 패턴을 구현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화성캠퍼스에서 EUV 공정 가동에 들어갔다. 회로 선폭을 7나노미터 수준으로 초미세화한 공정에 EUV 기술을 적용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는 EUV를 사용하지 않는 7나노 공정을 먼저 완성해 애플 아이폰XS용 칩셋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를 비롯해 미국 프로세서 기업 AMD,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유명한 대만 엔비디아 등도 TSMC의 7나노 공정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7나노 공정 후발주자이지만 EUV 기술이 무기다. 올해 2월 미국 퀄컴의 5세대 이동통신용(5G) 반도체 생산을 맡기로 한 데 이어 IBM을 고객사로 끌어들이며 TSMC 추격에 나섰다. EUV 기술이 초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반도체 업계에서 확산 중인 것도, 선제적으로 도입해 먼저 기술력을 축적한 삼성전자에겐 좋은 기회다.
TSMC는 내년 5나노 공정부터 EUV 노광장비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고, SK하이닉스는 최근 착공한 신규 반도체공장(M16)에 EUV 전용공간을 구축한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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