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기자간담회]
“올해 외교안보 가장 큰 업적은 한반도 전쟁위협 없앤 것”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외교안보참모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1일 “비핵화 프로세스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금년은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원년이었다고 평가한다”고도 했다. 지난해 12월 19일 문 대통령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 방침 인터뷰와 올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1월 9일 남북 고위급 회담 후 한반도는 평화 분위기로 급반전됐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너무 자화자찬하는 것 같다”면서도 “(올해) 우리 정부 외교안보 분야의 가장 큰 업적은 한반도의 전쟁 위협을 없앴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이날 자청한 기자간담회에서 올 한 해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전반을 거론하며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초기 단계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북한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19일 김 위원장이 이미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했기 때문에 내년 북미관계에서 북한이 강경 입장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없다며 “2018년 판문점에서 시작된 평화, 번영, 통일의 과정은 불가역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 실장은 이를 근거로 “이제는 북한도 이 (비핵화) 과정을 되돌릴 수 없다고 저희는 보고 싶다”고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취해야 할 비핵화 초기 조치와 관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국제사회 검증 약속 이행 △동창리 장거리미사일 시험장 국제사회 검증 아래 폐기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할 경우 영변 핵시설 공개와 폐기 용의 등의 단계적 이행을 꼽았다.
김정은 위원장 연내 답방 무산과 관련, 고위 관계자는 “저희는 김 위원장 답방이 평양공동선언에서 가까운 시일 내 하기로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그 약속은 지켜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기 때문에 연내는 어려워진 것 같다”면서도 “남북 간 여러 가지 협의들을 계속 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우리나 북쪽이 건 (답방) 조건은 없다. ‘편리한 시기에, 아무 때고 당신들이 준비되면 와라. 다만 우리 체계가 (북쪽과) 다르기 때문에 준비하려면 필요한 시간이 있다’(고 전한 상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 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순서에 대해선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회담 중 어떤 회담이 먼저 열려야 한다는 데 대한 저희 입장은 없다”며 “어느 회담이 먼저 열려도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 협상 재개 및 협상에서의 진전은 선순환적으로 서로 도움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순서는 관계가 없고, 그 점에 대해선 미국이나 우리가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고위 관계자는 북미 협상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년 들어서 북한과 관련한 메시지는 한 번도 부정적인 게 없었다”며 “북미 간 여려 협상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지 않았으나, 미국이 한 번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간에 여러 논의는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양쪽의 신뢰를 쌓아나가기 위한 노력들이 꾸준히 있어왔던 것 같다”고도 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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