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산업 당국자가 신규 온라인게임 출시 승인 업무를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의 문화적 영향력 확대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이지만, 그간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위축돼온 전 세계 게임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펑스신(馮士新) 공산당 선전부 판권국 부국장은 이날 하이난(海南)성에서 열린 2018년 중국 게임산업 회의(CGIGC)에서 “일부 게임에 대한 심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서둘러 판호(版號ㆍ게임 영업 허가)를 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청된 게임의 양이 많아 이를 소화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호는 중국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당국으로부터 받는 허가를 말하며 판호를 받지 못하면 신작 게임을 출시할 수 없다.
펑 부국장은 특히 게임을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과 문화의 전파 도구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온라인게임은 중요한 사상ㆍ문화의 진지로 철저하게 중앙의 요구를 구현하고 인민의 생활과 경제발전에 봉사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중국 게임 기업과 오리지널 게임 제품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해 중국 게임이 대외 문화교류의 큰 축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신작 게임 출시 절차를 중단시키는가 하면 미성년자 게임 이용시간 제한 등 새 규제를 내놓았다. 지난 3월부터 게임 판호 발급 업무를 전격 중단하면서 현재 3,000개 이상의 게임이 판호를 받기 위해 대기중이다. 또 최근에는 청소년 게임 중독 논란 등에 따라 온라인게임윤리위원회를 신설해 규제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이는 올해부터 문화ㆍ미디어ㆍ콘텐츠산업을 공산당 선전부가 총괄하게 되면서 사상ㆍ문화 통제를 강화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계 최대 게임시장인 중국에서의 잇따른 규제로 위축됐던 세계 게임업계는 이번 중국 당국의 판호 발급 업무 재개에 반색하고 있다. 세계 최대 게임업체인 중국 톈센트의 주가는 이날 홍콩 증시에서 4.2% 이상 올랐다. 웹젠ㆍ위메이드 등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게임업체의 주가도 급등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신규 게임 출시가 가능해지는 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게임 업계에 확실히 고무적인 소식”이라며 “다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사상ㆍ문화 통제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 게임도 포함돼 있는 만큼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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