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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의 컬러링 이번엔 ‘침묵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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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의 컬러링 이번엔 ‘침묵의소리‘

입력
2018.12.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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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편의점업계 근거리 출점 자제를 위한 자율 규약 선포식'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일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편의점업계 근거리 출점 자제를 위한 자율 규약 선포식'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일보

‘사람들은 대화를 하지 않고 떠들기만 하죠. 경청하진 않고 흘려 들을 뿐. 아무도 이 침묵의 소리(the sound of silence)를 깨트리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요.’

1965년 미국 듀오 ‘사이먼&가펑클’이 부른 ‘침묵의 소리‘(The Sounds of Silence)는 ‘키티 제노비스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곡이다. 이른 새벽 뉴욕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28세 여성이 35분 동안 잔혹하게 폭행당해 숨을 거둘 때까지 주민들 중 아무도 나서지 않은 사건이다. ‘침묵의 소리’는 이처럼 자신과 무관하면 방관하는 세태를 철학적 가사로 비판했다.

그간 휴대폰 컬러링으로 정책 의지나 메시지를 표현해 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내년 1월부터 이 노래를 컬러링으로 쓰겠다고 21일 예고했다. 우리 사회가 심각한 소통 부족과 자신만의 생각을 고집하는 집단으로 분열돼 서로 갈라져 있다는 우려의 뜻을 담았다. 김 위원장은 20일 출입기자 송년간담회에서 “최근 우리사회가 둘로 쪼개져 같은 한국 말을 쓰지만 소통자체가 불가능한 사회로 되돌아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해야 한다"며 “떠들지만 말고 대화하고, 흘려 듣지 말고 경청하자는 바람에서 이 노래를 컬러링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김 위원장의 컬러링은 록밴드 ‘비지스’의 ‘잊지 말아요’다. 각별한 사이였던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지난달 10일 청와대를 떠날 때부터 사용해 왔다. 그 전에는 프랑스혁명을 노래한 알 스튜어트의 ‘베르사유 궁전’을 컬러링으로 써, “재벌개혁은 혁명이 아니라 진화의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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