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정책 노선 차이 때문
NYT “시리아 철군에 끝까지 반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군 2,000여명 철군 방침에 반대하며 사임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매티스 장관은 사임 의사를 밝히는 서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의 입장이 달랐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매티스 장군이 내 정부의 국방장관으로서 업무를 마치고 2월 중 은퇴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매티스 장관의 사임을 확인하고 사임 의사를 밝히는 서신을 공개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 서신에서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과 더 가까운 국방장관과 일할 권리가 있기에 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책 노선 차이 때문에 사임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드러낸 셈이다. 매티스 장관은 “내 입장은 동맹을 존중하고 악의적인 행위자나 전략적 경쟁 세력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40년 이상 이 분야에 몰두하면서 내가 강하게 유지해 온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매티스 장관이 20일 오후 백악관을 방문해 시리아 철군 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하며 마지막 설득 작업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즉각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그의 측근들은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국방부와 군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직무를 계속 수행해 왔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정부에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더불어 ‘어른의 축(axis of adults)’으로 불렸다. 동맹을 흔들고 러시아 등과는 우호적 접근을 시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에 맞서 미국 대외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해 왔다. 북한과 이란 정책에 대해서도 트럼프 정부 내 주류와는 이견을 보여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CBS방송 인터뷰에서 그를 “민주당원”이라 부르기도 했다.
매티스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성전환자 군복무 금지ㆍ우주군 창설ㆍ재향군인의 날 대규모 군사행진 등 국방부와 군 관련 정책에도 사실상 반대 입장이었다.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 대결하는 대신 추진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결정에 저항해 왔다고 NYT는 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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