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 업무보고
비핵화 협상 국면 등 종합 고려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은
대대급 이하 규모로 연중 실시
남북 軍수뇌부 핫라인도 추진
대체복무 기간, 36개월 적용 후
1년까지 단축 검토해 논란 소지
한미가 내년 워게임(war game) 형태로 이뤄지는 지휘소훈련(CPX)을 2회 실시하되 북핵협상 동력 유지 차원에서 대규모 기동훈련(FTX)은 분산 실시한다.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한미간 작전능력 유지 필요성과 비핵화 협상 국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국방부는 20일 정부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9 국방부 업무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내년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한미연합 지휘소훈련을 내년 상ㆍ하반기 각 1회씩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는 매년 키리졸브(KR)연습과 을지프리덤가디언(UFG)훈련을 실시해왔다. 올해의 경우 6ㆍ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핵 협상 동력 유지 차원에서 UFG 훈련을 유예했다. 그러나 내년까지 두 해 연속 연합훈련을 건너뛸 경우 전시작전권 환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군당국 판단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미는 한국군 대장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지휘구조를 대입한 최초작전운용능력(IOC) 평가를 한미연합훈련과 연계해 내년 8월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매년 상반기 실시해온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FE)연습은 작은 단위로 쪼개어 실시할 예정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 뒤 기자들과 만나 독수리연습 실시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도 (일부 훈련은) 진행 중”이라며 “대대급 이하 규모로 (내년) 연중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3~4월 집중적으로 실시됐던 한미간 기동훈련을 특정 기간에 몰아넣지 않고 적절히 분산시킬 것이란 뜻이다.
올해 유예된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을 국군 단독의 태극연습과 결합해 ‘을지태극연습’으로 실시한다.
아울러 남북간 9ㆍ19 군사합의 후속조치 차원에서 국방부 장관 또는 합참의장 급에서 사용할 남북간 핫라인(직통전화)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매분기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부대 구조개편도 본격화된다. 육군의 대(對)화력전 여단과 해군 특수전 전단의 ‘선견 작전대대’가 각각 창설된다. 해병대는 1사단의 3개 상륙연대를 3개 상륙여단으로 각각 증편한다.
국방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자’의 복무 기간과 관련해선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국방부는 36개월안(1안)과 27개월안(2안)을 보고하며 “제도 정착 후 일정기간 범위에서 (복무기간) 조정이 가능하도록 법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업무보고 자료에 명시했다. 병역법상 “현역병은 6개월 이내에서, 사회복무요원과 산업기능요원 등은 1년 범위 안에서 복무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근거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를 36개월안에 적용하면 향후 최대 24개월로 추가 감축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가뜩이나 국민여론이 엇갈리고 있는 대체복무제가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일종의 ‘플랜B’를 제시한 꼴이어서 혼란을 군당국 스스로 부추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 자리에서 “지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가 잘 진행되고 있으나, 완전히 끝날 때까지 우리는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우리 군이 튼튼할 때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업무보고 뒤 국방부 대북정책과를 별도로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대북정책과는 9ㆍ19군사합의 준비와 실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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