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사업 첫날 기자가 해 보니
소상공인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없애기 위해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제로페이 시범사업 첫날인 20일 오전 11시10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중구 한 커피숍에 들러 커피 2잔을 주문했다.박 시장은 휴대폰에서 제로페이가 가능한 결제앱을 실행했다. 정보무늬(QR)코드를 찍고, 커피 가격 5,600원을 입력한 후 얼굴 인식으로 결제를 마무리했다. 걸린 시간은 24초.
박 시장은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로페이 가입 및 이용 확산 결의대회’에서 “소상공인들의 영업 환경이 너무 힘든 환경에서 영업이익의 30~50%를 차지하는 카드수수료를 절감하는 것은 엄청난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페이는 연 매출 8억원 이하 사업자에게 수수료가 전혀 없다. 소비자는 내년부터 소득공제 40%를 받는다.
제로페이는 사용이간편한지 기자가 직접시도해봤다.먼저 제로페이에 가입한 15개 간편 결제 응용소프트웨어(앱) 중 하나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본인 인증 확인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문자메시지로 전송된 본인 인증번호 6자리를 입력해야 하는데, 문자메시지 확인 뒤 바탕화면으로 가는 버튼을 눌렀고, 결국 앱을 새로 시작하는 바람에 절차를 한 번 더 밟았다.
결제 연동 계좌 등록 과정에서 또 난관에 부닥쳤다.자동응답(ARS) 인증 과정에 필요한 숫자 2자리를 전화상으로 입력했지만 앞서 본인 인증 때와 같은 실수를 하면서세 번만에 성공했다. 추가 인증 과정은 더 복잡했다. 결제앱에서 송금한 소액을 입력해야 하는데, 은행 앱을 깔지 않은 기자는 추가 확인에 주어진 10분 안에 인증을 받기 위해 인근은행까지 5분을 뛰어가 ATM 기기에서 액수를 확인, 결제 비밀번호를 설정해 등록을 마쳤다. 25분이 걸렸다.
결제앱만 깔면 제로페이 사용은 매우 간단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한 커피숍에서 3,000원짜리 커피 주문 후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찍고 가격을 입력한 후 비밀번호를 눌렀더니 결제가 마무리됐다. QR코드 결제가 처음이라 처음에는 1분이 소요됐으나, 두 번째는 30초, 세 번째는 20초도 걸리지 않았다.
서울시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상가와 26개 프랜차이즈 직영점을 중심으로 제로페이를 시작해 사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식 서비스는 내년 3월부터다.
배성재기자 pass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