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상업 포경 재개를 위해 국제기구 탈퇴를 추진하고 나섰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판매용 고래잡이 재개를 위해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했다고 일본 정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국제 기구를 탈퇴한 이후,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고래잡이를 30년 만에 허용할 방침이다.
일본은 그동안 고래잡이를 계속해왔으나 이는 ‘연구 목적의 포경’이라고 설명해 국제적으로 비판 받아왔다. 1946년 국제포경규제협약으로 탄생한 IWC는 상업적 고래잡이를 1986년부터 멈추기로 1982년 결정했고, 1951년 IWC에 합류한 일본도 표면상으로는 여기 따라왔다. 국제적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는 일본의 ‘연구 목적의 포경’에 대해 “전 세계에서 과학적 연구를 위한 포경을 하는 나라는 일본뿐”이라며 “일본 정부는 ‘과학 포경’ 비용 충당에 필요하다며 고래 고기를 유통, 판매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일본의 탈퇴 결정은 9월 IWC 전체회의에서 일본이 제안한 상업 포경 허용안이 부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일본의 제안은 9월 14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IWC 전체회의에서 찬성 27표, 반대 41표를 받아 부결됐으며, 당시 일본은 ‘IWC 회원 자격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국제기구를 탈퇴하면서 본인들의 입장을 관철하려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교도 통신은 “일본이 국제 기구에서 탈퇴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며, 이는 포경을 반대해온 국가들의 비판에 불을 붙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1982년 캐나다를 필두로 필리핀, 이집트, 베네수엘라, 그리스 등 국가가 IWC를 탈퇴했으나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여전히 회원으로 남아있다.
보도 내용대로 상업적 포경이 허용되면 일본 고래잡이 어선에 희생되는 고래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아직 연간 5,000톤가량의 고래 고기가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린피스는 일본이 ‘과학포경’을 명분으로 잡아들이는 밍크고래만 한 해 1,000마리에 육박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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