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정산은 근로자가 다달이 원천징수(개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소득구간별 평균세액 징수) 방식으로 납부한 세금과 실제 내야 할 세금을 계산해 정산하는 절차다. 1년에 한 번 자신이 사용한 비용을 인정받고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기회다. 사전에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에 따라 ‘13월의 보너스’가 될 수도, 세금폭탄이 될 수도 있다. 올해 연말정산에선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에 대한 소득세 감면이 대폭 확대된다. 또 연봉 5,500만원 이하 근로자는 월세로 낸 금액의 12%까지 세금을 돌려 받을 수 있다.
20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부터 연봉 5,500만원 이하 근로자가 1년간 월세로 납부한 금액(750만원 한도)의 일부를 세금에서 빼주는 월세세액공제율이 10%에서 12%로 인상된다. 작년까진 연봉 7,000만원 이하는 모두 10% 공제율을 적용했는데, 올해부턴 5,500만원 이하 근로자를 더 우대한 셈이다. 가령 연봉 5,000만원을 버는 직장인 A씨가 올해 월세로 총 720만원을 냈다면 그 금액의 12%인 86만원(작년엔 72만원)을 세금에서 빼준다. 집주인 동의나 확정일자를 받지 않아도 지출내역만 신고하면 된다. 다만 임대차계약서상 주소지와 주민등록등본상 주소지가 꼭 일치해야 하는 만큼 만약 다를 경우에는 이달 안에 주소지 이전을 해야 한다.
최근 5년 내 중소기업에 취업한 34세 이하 청년은 올해부터 소득세를 90% 감면 받을 수 있다. 감면대상이 올해부터 15~29세에서 15~34세로 확대됐고, 감면율(70→90%)과 대상기간(3→5년)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3년 1월1일~2017년 12월31일 중소기업에 취업한 15~34세 근로자는 올해 세금 납부분에 대해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013년 7월에 입사한 현재 33세 청년은 올해 1~7월 세금 납부한 금액에 대해 소득세가 90% 감면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감면신청서를 연말정산 때 회사에 제출하면 감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증질환이나 희귀난치성질환, 결핵으로 진단을 받아 건강보험특례대상자로 등록된 부양가족을 위해 지출한 의료비는 올해부터 한도 없이 전액 의료비 세액공제(총급여의 3%를 초과해 사용한 의료비의 15%)를 받을 수 있다. 가령 연봉 5,000만원인 근로자가 건강보험특례대상자인 모친의 의료비로 1,000만원을 썼다면 연봉의 3%(150만원)를 초과한 850만원의 15%인 127만원을 세금에서 깎아준다. 지난해까지는 의료비 한도인 700만원의 15%인 105만원만 세액 공제해 줬다. 국세청 관계자는 “병원에서 관련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지만 누락될 수 있기에 납세자 본인이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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