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 이기선)는 20일 함께 살던 지적장애 여성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두 차례나 암매장한 혐의(상해치사ㆍ사체유기 등)로 기소된 A(23)씨와 B(22)씨에게 각각 징역 18년과 15년을 선고했다. 시신 유기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공범 3명에게는 징역 1년6개월∼4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5월 12일 오전 9시쯤 전북 군산시 소룡동 한 원룸에서 지적장애 3급인 C(23ㆍ여)씨를 ‘살림에 소홀하다’며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야산에 묻은 혐의로 기소됐다. 공범 3명은 이들과 함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알게 된 피고인들과 피해자는 지난 3월부터 원룸에 함께 살았다. 경제적 능력이 없었던 C씨는 청소와 설거지 등 집안 살림을 맡았다. 하지만 A씨 등은 ‘집안이 지저분하다’는 등을 이유로 C씨를 수시로 폭행했다.
A씨 등은 C씨가 숨지자 시신을 집에서 20㎞가량 떨어진 야산에 묻었다. 이들은 또 지난 7월 말 폭우로 매장지 토사가 일부 유실되자 시신을 인근 야산에 다시 매장하고 시신의 부패를 빨리 진행시키기 위해 화학물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3개월 동안 피해자를 수시로 폭행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구호 조치가 없었고 피해자가 사망하자 시신을 매장하고 오욕까지 한 피고인들의 범행은 그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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