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150여개 기업에 이용자 정보 접근권 부여”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이 사용자의 이름, 연락처, 친구정보 등 개인정보를 주요 IT기업 등에 수년 간 제공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 측은 관련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고 제공된 정보 역시 적절하게 사용됐다는 입장이지만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NYT는 확보한 페이스북 내부 문서 및 관계자 인터뷰 등을 통해 페이스북이 150여개의 기업에 이용자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수년간 부여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으로부터 이런 권한을 얻어 기업 활동에 활용한 기업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넷플릭스 등 세계 최강의 IT 기업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었다.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이들 기업들은 대게 페이스북으로부터 확보한 가입자 정보를 자신들의 제품 홍보 등에 사용했으며 페이스북은 이 과정을 다시 가입자 확대 루트로 활용해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됐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NYT 취재에 따르면 MS의 경우 검색엔진인 빙(Bing)은 동의 없이 모든 페이스북 이용자의 친구의 이름 및 기록 등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의 경우 페이스북 이용자의 개인 메시지를 읽을 권한을 갖고 있었다. 또한 아마존에는 친구를 통해 사용자의 이름 및 연락처를 획득할 수 있도록 했고 야후에게는 가장 최근인 올해 여름까지도 사용자 친구들의 게시물 흐름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줬다. 일부 기업의 경우 페이스북과 이 같은 ‘협조 체제’를 2010년부터 시작했으며 대부분 지난해까지 유지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반면 페이스북은 해당 기업과의 ‘거래’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으며 개인정보 접근 역시 이용자들의 사생활을 침해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NYT에 전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이 같은 해명에도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IT 기업들과의 ‘거래’가 개인정보 유출 논란의 연장선으로 인식되면서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진영을 도왔던 영국 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최근에는 사용자가 게시하지도 않은 사진이 노출된 것으로 드러나 최대 680만명 가량의 가입자가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페이스북의 보안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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