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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에는 대본도, 악의적인 편집도 없어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백종원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더본코리아 사옥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출연 중인 SBS 예능 ‘골목식당’에 대해 ”대본이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억울했다“고 말했다.
”대본이 있을 수가 없어요. 항상 첫 촬영에 들어가고 나서야 출연 하시는 점주 분들의 캐릭터를 알게 되고, 촬영을 하면서 방송 방향이 결정 되거든요. 특정 이슈가 되시는 출연자 분들을 끼워 넣는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어요. 출연진 개개인이 아니라 동네를 중심에 두고 섭외를 하기 때문에 촬영 당일까지 그 누구도 출연자들이 어떤 캐릭터인지 몰라요. 대본 있다는 이야기가 제일 억울했죠. 또 편집으로 출연자 한 사람을 악당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그것도 억울했어요. 그건 정말 말이 안 되잖아요. 일단 출연하시는 분들부터 그런 편집에 대해서 용납을 안 하실 거고요. 제작진과 저 역시 출연자 분들이 일반인이다 보니 극적인 효과를 주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워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결정적으로 ‘골목식당’의 편집과 대본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자아냈던 방송은 지난 12일 마무리 된 포방터 시장 편이었다. 해당 방송에서는 솔루션 중 홍탁집 아들과 백종원이 갈등을 빚는 모습이 리얼하게 공개됐고, 첨예한 갈등 끝 솔루션에 성공하는 드라마틱한 전개에 자연스레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에 대한 이야기에 백종원 대표는 ”저 역시 방송인데 너무 심하게 가고 싶진 않았다“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골목식당’이 방송이다 보니까 너무 한 사람을 파고들어가는 게 좋지 않다는 걸 알아요. 그런데 사실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하시는 분들은 자기를 희생할 각오로 출연하시는 거고, 방송에 출연하면서 대중적으로 욕도 많이 드시잖아요. 실제로 그런 부분들 때문에 섭외도 쉽지가 않아요. 그럼에도 이를 감수하고 바뀌어 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선 분들에게 방송이라는 이유로 수박 겉핥기 식의 솔루션으로 좋은 면만 보여주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해선 안 될 집은 어떻게든 깊게 들어가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바뀐 거죠. 제작진 역시 방송을 거듭하면서 책임감이 생겼고요.“
”출연자들에 대한 사명의식이 생겼다“는 애정 어린 속마음을 전한 백 대표는 홍탁집 아들의 솔루션 현장이 더욱 깊게 다뤄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덧붙였다.
”저희는 반짝 인기를 끌고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가는 솔루션이 아닌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면에서 홍탁집 아들 분은 깊게 갈 수 밖에 없었죠. 사실 촬영 당시에 제가 이전과는 달리 강한 평가들로 질러버리니까 제작진도 당황했어요.(웃음) 그렇지만 진정성 있게 가기 위해서는 깊게 가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했고, 결국 일반적인 촬영 횟수 보다 두 배 이상의 분량을 촬영하면서 포방터 시장 편을 완성했어요. 출연자 분들의 인생이 걸린 만큼 저에게도 책임이 있으니까요. 대충 하긴 싫었죠.“
백 대표는 포방터 시장 편에 이어 새롭게 시작한 청파동 편에서도 진심 어린 솔루션을 전할 예정이다. ”이번에도 거침없는 솔루션을 기대해도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손사래를 친 백 대표는 ”오히려 (이번 방송에서) 지르고 나니 더 조심스러워졌다“는 대답을 전했다.
“책임감이 강해지다 보니 피치 못하게 솔루션도 조금씩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저보고 방송에 재미 들렸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저도 웃으면서 좋게 하고 싶죠. 저 역시 책임감만큼 중압감도 크고요. 그렇지만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솔루션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려고요. 저와 방송으로 인해 긍정적인 요소들이 생기는 걸 보면서 느끼는 보람이 크더라고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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