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중요한 순간 촬영 중인데 영어 회화 선생님이 발음 틀렸다고 할 때는 눈이 돌아가는 줄 알았어요. 정말 냉정하게 지적하시더라고요.”
배우 하정우가 영어 연기의 고충을 토로했다. 하정우는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PMC: 더 벙커'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해 영화 촬영 과정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PMC: 더 벙커’는 글로벌 군사기업(PMC)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이 미중앙정보국(CIA)의 의뢰로 판문점 지하 비밀벙커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이야기다.
에이헵은 미국 CIA와 협업해 국제 정치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이기에 기본적인 영어 대화는 물론 군사 용어와 비속어도 유창한 영어로 구사해야 했다. 영화에서 에이헵이 북한인 의사 윤지의(이선균)를 만나는 장면이 거의 유일한 한국어 대화 장면일 만큼 영어 대화 장면이 많다.
하정우는 “(이전 출연작인) ‘두 번째 사랑’을 통해 영어 연기가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일인지 경험했다”며 영어 연기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가 이번 영화에서 도움 받은 영어 선생님만 3명이나 될 정도다. 하정우는 촬영 4개월 전부터 시나리오 독해를 시작했다. 자연스러운 영어 구사를 위한 노력은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집중력을 높이고자 한 달 동안 외국에 나가서 영어만 연마했다. 하정우는 “촬영 일주일 전부터는 김병우 감독과 하루 다섯 시간씩 연습에 임했다”며 촬영 직전까지 영어에 대한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우 이선균 역시 이번 영화를 통해 북한인 의사 윤지의를 연기하며 북한 사투리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 이선균은 “북한 억양 위주로 사투리 선생님께 수업을 받았다”며 “감정을 넣어 연기해야 하는데 사투리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일관적인 어투로 들리는 것을 경계했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이번 영화에서 제작자로도 나섰다. 전작 ‘더 테러 라이브’에서 김병우 감독과 인연을 맺은 후 5년 동안 이 영화를 준비했다. 그는 “그저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김병우 감독에게 함께 하자고 한 것 밖에 없다”며 “제작자로서 각오는 주연배우로서의 각오보다 비할 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제작 진도가 얼만큼 나갔는지 불편하게 검사하는 제작자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김진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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