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헐값 수용 뻔해” 인천 “주거환경 개선 기대”… 땅 매입 문의 쇄도
정부의 3기 신도시 개발지역이 발표된 19일 촬영한 경기 남양주 왕숙지구. 경기 남양주는 과천과 하남, 인천계양구 등과 함께 이날 발표된 3기 신도시 개발지역에 포함됐다. 고영권 기자

정부가 19일 오전 제 3기 신도시로 선정, 발표한 경기 남양주와 하남, 인천 계양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경기지역 주민들은 당혹감과 함께 반대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인천은 반기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찾은 경기 남양주 진접읍 내곡3리 마을회관. 국토교통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소식에 노인들은 버럭 화부터 냈다.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현기철(80)씨는 “팔십 평생 농사짓고 살았고 각종 규제로 묶어놓고 이제 와서 수용하겠다고 하면 어느 주민이 좋아하겠느냐”고 했다.

현씨가 발끈한 이유는 바로 인접한 진접 2지구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 8월 수용이 발표된 진접 2지구는 수용 전 3.3㎡ 당 150만원에 실거래 되고 있는데 보상비가 100만원 안팎에 불과해 주민들이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나마 반기는 사람들은 정부가 올 2월 그린밸트 내 시설물 불법사용에 대한 이행강제금 상한액을 폐지하면서 세금 폭탄을 맞은 토지주들이었다. 사용자체가 불법이다 보니 처분하기도 어려운데 정부가 수용하겠다고 하니 반길 수 밖에 없다는 의미였다.

주민들과 달리 중계업소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구리~포천고속화도로, 왕복 4차로의 국도 47호선이 지나고, 가장 안쪽인 내곡리에서 강남까지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어 교통접근성이 뛰어난 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인천 송도~서울역~남양주 마석)도 지난다.

내곡부동산 대표 이모씨는 “오전 발표 후 10여 통의 전화를 받았다”며 “토지소유 외지인부터 일반 투자자들까지 문의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제3기 신도시 중 하나인 하남시 교산지구 일대 모습. 뉴시스

하남 교산동(춘궁동) 일대에 조성되는 교산지구 주민들은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나은 감북동이 제외되고 교산동이 3기 신도시 후보지로 결정된 데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주민들은 3.3㎡당 1,000만원이 넘는 감북동보다는 비교적 그린벨트가 많고 그린벨트 해제지역 땅값도 500만~600만원 수준인 교산동이 사업성이 뛰어나기 때문 아니겠냐고 추정했다.

이곳에 거주하는 한모(50)씨는 “주민들 대다수가 갑작스러운 신도시 발표에 상당히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면서 “궁안근린공원 조성 때 토지가 싼값에 수용됐는데 또다시 감정평가액으로 땅이 수용될 생각을 하니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춘궁동에서 부동산사무실을 운영하는 김영필(52)씨도 “신도시 발표에 놀란 주민들이 향후 전망을 묻는 전화에 일을 못 볼 지경”이라면서 “이곳 거주자나 물류창고를 운영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신도시 개발을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제 3기 신도시 중 하나로 꼽은 인천 계양구 동양동 일대. 이환직 기자

인천은 경기지역과 다른 분위기다.

계양구 귤현동, 동양동, 박촌동, 병방동 일대 주민들은 발표 전날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도시 개발 확정 소식이 퍼지면서 들뜬 분위기였다.

동양동에서 21년간 거주했다는 오은영(48)씨는 “어제(18일) 저녁부터 커뮤니티에 계양테크노밸리가 신도시에 포함됐다는 얘기가 나와 밤잠을 설쳤다”며 “서울과 가깝지만 주거나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자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인근 지역으로 많이 떠나고 그랬는데, 신도시가 개발되면 주거 여건이 개선돼 아이 키우기 좋은 곳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동산도 들썩이고 있다. 귤현동과 동양동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2016년 계양구가 추진하는 서운산단이 착공한 이후 꾸준했던 토지 매입 문의가 최근 들어 늘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계양테크노밸리 일대 토지는 논의 경우 3.3㎡당 55만~80만원 수준인데 50만원대는 이미 다 빠졌다”며 “아파트는 3.3㎡당 900만~1,000만원 선으로 아직까지는 큰 변동이 없지만 매물로 내 놓은 사람들이 다시 거둬들여야 하는지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은진 부동산 114 리서치팀장은 “남양주와 하남의 경우 교통망이 확충된다는 전제하에 분산효과가 기대된다”며 “특히 남양주는 진접신도시, 진접 2기 등 기 공급 및 확보된 물량이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공급 부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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