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16연패 중이던 한국전력은 18일 KB손해보험과의 안방 경기에서 연패를 끊으며 우승 같은 첫 승을 거두며 눈물을 흘렸다. 30득점(공격 성공률 47.3%)을 올리며 경기 MVP에 선정된 한국전력 주장 서재덕(29)의 공도 컸지만 왼쪽 공격수 최홍석(30)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날 경기에서 최홍석은 20득점에 공격 성공률 59.3%로 모처럼 순도 높은 공격력을 자랑했다. 공격 성공률과 범실 비율을 따진 공격 효율도 44.4%로, 서재덕(32.7%)이나 김인혁(32%)보다 높았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리시브 효율은 88%에 달했고, 디그는 12개나 성공시켰다. 특히 상대의 정확한 공격을 어려운 수비로 연결해 실점을 막은 ‘슈퍼 디그’는 무려 6개나 됐다. 최홍석은 “초반부터 상대방의 공격 길이 보여 자리 선점이 잘됐다”면서 “처음에 좋은 수비가 한두 개 나오니, 나중에는 자신감이 붙어 더 잘됐다”라고 말했다.
그간 최홍석은 “좋은 공격수지만,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 최대 약점이었다. 한 경기 내에서도 세트 별로 컨디션 편차가 커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 기용에 애를 먹었다. 지난 14일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한 우리카드와의 경기 역시 그랬다. 당시 최홍석은 1세트에서만 6득점(공격 성공률 75%)에 디그 4개 등 3세트까지 15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갑자기 4세트에서 공격 성공률이 20.0%로 뚝 떨어졌고, 마지막 5세트에서는 아예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체력과 집중력의 문제라 보고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 이 때문인지 이날만큼은 기복 없이 꾸준히 활약했다. 최홍석은 “5세트에서도 힘든 줄 몰랐다”면서 “결과적으로 체력 보강 훈련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홍석은 시즌 중반인 11월 10일 우리카드에서 한국전력으로 전격 팀을 옮겼다. 오랜 기간 몸담았던 팀을 갑작스레 떠난 탓인지 한국전력서도 2라운드 내내 공격 성공률 39%에 리시브 효율 24.1%, 디그 19개로 흔들렸다. 트레이드 상대였던 노재욱(26)이 우리카드에서 대활약하면서 최홍석의 부담도 커졌다.
최홍석은 그러나 3라운드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공격성공률을 44.3%까지 끌어올렸고, 디그도 2라운드의 2배에 가까운 34개나 기록 중이다. 최홍석은 “팀 연패는 끊었지만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면서 “끈질기게 악착 같은 모습으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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