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실적 악화 속에서도 전년보다 10% 승진자를 늘린 정기 임원인사를 19일 발표했다.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차세대 리더 후보군를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ㆍ기아차 183명, 계열사 164명 등 총 24개사 347명의 2019년 정기 임원승진 인사를 했다. 직급별로는 △부사장 8명 △전무 25명 △상무 64명 △이사 106명 △이사대우 141명 △연구위원 3명이다.
이번 인사는 그간 해당연도 실적과 임원승진 규모가 비례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현대ㆍ기아차 판매량이 801만대로 정점을 찍었던 2015년 433명의 승진자를 낸 후, 판매량 감소와 함께 지난해에는 310명으로까지 승진자가 감소했다. 올해도 11월 누적 판매량이 675만대에 그치고 있어, 목표판매량(755만대)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실적 위주의 인사 기조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 대응 역량 강화 의지는 변함없다”며 “임원 교체 폭을 확대해 차세대 리더 후보군을 육성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뤄진 사장단 교체처럼 이번 인사에서도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부사장 승진자 중 생산직 관리자인 현대차 전주공장장 문정훈(59) 부사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7명 모두 1960년대 생이다. 유일하게 신규 여성 임원으로 발탁된 현대카드 브랜드1실장 류수진(41) 이사대우는 가장 젊은 77년생이다.
또 이사, 이사대우, 연구위원 등 정의선 호를 이끌 젊은 임원급 승진자를 전년 대비 42명 늘리고 상무 이상 승진자는 전년 대비 5명 줄였다. 특히 전체 승진자 가운데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이사대우 직급 승진자는 전년 대비 22.6% 증가한 141명으로, 2011년 이래 최대 비중(40.6%)을 차지했다.
미래차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전체 승진자 중 연구개발ㆍ기술 분야 승진자(146명)가 차지하는 비중이 42.1%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40%를 넘어섰고, 영업ㆍ마케팅 부문은 지난해 대비 53.4% 증가한 89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핵심기술 전문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판매 및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차원에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미래 혁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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