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행복가득 수 프로젝트’
보일러 수리ㆍ누수공사 등 63곳 혜택
“말로 다 할 수가 없지. 너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경북 고령 대가야읍에 홀로 사는 손계임(77) 할머니는 18일 한국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이제 마음 놓고 물을 쓸 수 있게 됐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손 할머니는 1년 전부터 수도요금이 주변의 다른 가정보다 3배 이상 많이 나와 걱정이 컸다.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손 할머니는 수도비가 아까워 물을 쓸 때마다 계량기 밸브를 열었다가 잠그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한 겨울에도 양동이에 물을 받아 얼음물에 겨우 손빨래와 설거지를 했다. 난방비가 아까워 보일러도 전혀 틀지 않았다.
환경부 산하 수자원공사는 독거노인의 물 사용 패턴을 파악해 이상이 있을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사회복지사에게 자동으로 내용을 알려주는 ‘스마트 검침’ 시스템을 통해 옥내 누수가 있음을 발견했다. 손 할머니에게 상황을 알렸지만 비용 때문에 수리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손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구인옥 수공 고령수도센터 고객지원 담당 과장은 물 사용 환경에 취약한 저소득 가구를 지원하는 ‘행복가득 수(水) 프로젝트’에 손 할머니 사례를 추천했다. 수공은 지난 13일 손 할머니 집의 배관교체와 누수공사뿐 아니라 오래 동안 사용하지 않아 고장이 난 보일러 수리까지 마쳤다. 손 할머니는 “수도요금을 아끼려고 한겨울에도 빗물을 받아쓰고 얼음물에 손빨래를 했다”며 “이제는 요금도 덜 나오고 쓸 때마다 계량기 밸브를 만지지 않아도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경북 상주 외서면의 오래된 한옥에 사는 김선례(72) 할머니도 ‘행복가득 수(水) 프로젝트’의 도움을 받았다. 집 내부로 수도가 연결돼 있지 않아 씻기부터 설거지, 빨래까지 모든 물 사용을 마당에서 해결해야 했다. 김 할머니가 이곳에서 생활한 지는 40여년. 부엌공간도 없어 식기를 마룻바닥에 놓고 사용하고 있었다. 김 할머니는 “설거지를 한번 하려면 마루에서 마당으로 그릇을 모두 옮겨야 했다”며 “한겨울에는 물이 자주 얼어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를 위해 ‘수 프로젝트’의 지원을 신청한 것은 수년 째 김 할머니를 돌봐온 이종환 외서면사무소 맞춤형복지팀 주무관이었다. 수공은 지난 14일 배관설치 공사뿐 아니라 싱크대와 전기온수기까지 설치했다. 김 할머니는 “부엌을 만들어줘 너무 고맙다”며 “전기온수기로 따뜻한 물도 사용할 수 있게 돼 올 겨울은 편안하게 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수공은 지난 7월부터 6개월간 중위소득 80%이내 저소득 가구와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사내 추천과 대국민 공모를 통해 총 63개 가구와 복지시설의 물 사용 환경 개선을 지원했다. 수공은 앞으로도 독거노인을 위한 스마트검침 서비스와 절수형 수전교체, 수압개선 등 취약계층의 물 이용 환경 개선을 지원할 예정이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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