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 절반 가까이가 ‘이주 열풍’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유입이 주택 및 토지가격 상승, 거주환경 훼손, 제주공동체 문화 변질 및 갈등유발 등의 원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도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주관적 의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와 각종 행정지표를 분석해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조사한 ‘2018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 작성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13일까지 도내 3,000가구에 거주하는 만 15살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최근 제주지역 인구 유입 현상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11.5%), ‘약간 부정적’(34.1%) 등 부정적인 의견이 45.6%에 달했다. 반면 ‘매우 긍정적’(5.4%), ‘다소 긍정적’(25.5%) 등 긍정적 의견은 31%에 그쳤다.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이유로는 △주택 및 토지 가격 상승(33.5%) △거주환경 훼손(30.4%) △공동체 문화의 변질 및 주민 간 갈등 유발(20.5%) △자연환경 훼손(14.6%) 등의 순으로 답했다. 또 긍정적 인식을 갖는 이유는 △경제성장(37.8%) △지역의 지속적 성장기반 확보(35.7%) △다양한 인적 자원 확충(20.4%) △주택 및 토지 가격 상승(6.2%) 등 순이었다.
제주로 이주한 지 10년 미만인 463가구를 대상으로 제주생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자연환경과 행복감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반면 경제활동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자연환경에 대해 긍정적인 비율이 79%에 달했고, 행복감도 56.4%로 비교적 높았다. 하지만 일자리ㆍ직업에 대해서는 긍정(23.5%), 보통(46.8%), 부정(29.7%) 등 부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더 많았다. 또 경제활동은 긍정(18.8%), 보통(40.1%), 부정(41.1%) 등 부정적인 의견이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지역 사회가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이주민 중 47.8%는 지역 주민들과 관계가 좋다고 응답했고, 좋지 않다는 답은 5.7%에 불과했다.
또 인구 부문을 보면 2017년 내국인은 5,037명 출생하고, 3,738명이 사망해 1,299명이 자연 증가했다. 10만5,027명이 전입하고, 9만1,022명이 전출해 1만4,005명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기준 제주도 총인구는 67만8,772명으로, 전년에 비해 1만7,582명이 증가했다.
가구 월평균 소득(2018년 기준)은 200~300만원 미만 가구가 22.6%로 가장 많았고, 300~400만원 미만 20.7%, 100~200만원 미만 15.4%, 100만원 미만도 14.2%에 달했다. 반면 400~500만원 미만은 12.0%, 500~600만원 미만 6.1%, 600~700만원 미만 3.3%, 700만원 이상 5.7% 등으로 조사됐다.
도내 가구의 41.4%는 부채가 있으며, 부채의 가장 큰 이유는 ‘주택 마련’(37.8%)이 가장 많았다. 이어 사업자금 마련(24.3%), 전월세 보증금 마련(9.8%), 교육비 마련(7.7%), 투자자금 마련(7.1%), 자동차 마련(4.5%) 등 순이다.
이중환 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활용해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목표와 대안을 설정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길라잡이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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