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상견례를 겸한 첫 회동을 가졌다. 홍 부총리 취임 8일 만이다. 두 사람은 내년 국내외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조화롭게 운영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회동은 홍 부총리가 서울 중구 한은 본부를 찾아 이 총재와 오찬을 함께 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오찬에 앞서 이 총재의 손을 잡고 취재진 앞에 선 홍 부총리는 이틀 전 발표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언급하며 “일차적으로 경제 활력을 높이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며 이를 위해 470조원 규모의 적극적이고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 역할로는 많이 부족한 만큼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조화롭게 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한은에 기준금리 인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해석이 제기되자 두 사람은 식사 후 “정책적 조화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말한 것”(홍 부총리), “(정책 조화가)통화정책의 방향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이 총재)라며 적극 해명했다.
두 사람은 이어 이호승 1차관(기재부)과 윤면식 부총재(한은)가 배석한 가운데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1시간 남짓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선 국내 경제 상황과 내년 경제정책, 대외적 위험(리스크) 요인이 주요 화제였다. 오찬 직후 진행된 언론 설명회에서 홍 부총리는 “내년 경제에 어려움이 많을 거란 점에 (이 총재와)인식을 함께 했다”며 “일관성 있고 착실한 정책 집행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분배를 개선하도록 전력투구하겠다”고 했다. 이 총리도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경기활성화에 대한 강력한 정책의지를 담으며 올바른 방향을 설정했다”며 “정부도 한은도 우리 경제에 활력을 높이기 위해 같이 노력하기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시간으로 내일 새벽 발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시중에서 예상하는 것처럼 (인상)될 것 같지만 내년도에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소망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자주 만나 긴밀하게 의견을 교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 장관이라는 직책을 수행하는 동안 총재님을 가장 많이 찾아 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총재님이 연배가 높고 경륜도 많으신 만큼 제가 필요하다면 수시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부총리님과 자주 만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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