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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기 대가야 금동관, 출토 40년 만에 보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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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기 대가야 금동관, 출토 40년 만에 보물 된다

입력
2018.12.19 14:59
수정
2018.12.19 19:3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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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고령 지산동 32호분서 출토

철제갑옷 등 다른 가야유물 2건도

경북 고령 지산동 32호분에서 출토된 4~5세기 대가야 금동관의 모습. 신라와 백제 관모보다 단순하고 세련된 형태가 돋보인다. 문화재청 제공
경북 고령 지산동 32호분에서 출토된 4~5세기 대가야 금동관의 모습. 신라와 백제 관모보다 단순하고 세련된 형태가 돋보인다. 문화재청 제공

4~5세기 대가야 시대에 제작된 금동관이 출토 40년 만에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경북 고령 지산동 32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을 포함해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 부산 복천동 38호분 출토 철제갑옷 일괄 등 가야 유물 3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19일 밝혔다.

금동관은 1978년 고령 지산동 32호분 석실 서남쪽에 부장된 토기 아래에서 출토됐다. 5세기 대가야시대 유물로 얇은 동판을 두드려 판을 만들고 그 위에 도금했다. 삼국시대 금동관은 주로 ‘출(出)’자 형식으로 제작했으나, 이 금동관은 중앙의 넓적한 판 위에 점선으로 X자형 문양을 교차로 새긴 독특한 양식을 보인다. 간결하고 세련된 문양으로 현대적인 감각까지 엿볼 수 있다.

황정연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연구사는 “신라의 금동관은 작은 금판 장식이 많이 달려있고 세공 기법이 섬세해 화려한 반면, 가야의 금동관은 장식을 최소화하고 독특한 양식을 드러내 고유성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금동관은 발굴 당시 완전히 납작하게 눌린 채 흙으로 덮인 상태로 발굴됐다. 일부 장식이 떨어져나갔고, 오랜 세월 땅 속에서 산화돼 녹청색 청동녹으로 덮여 부식됐다. 형태와 재질을 확인하지 못해 처음엔 단순한 금속 조각으로 판단했으나,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유물임을 확인하고 지금의 형태로 복원했다.

1978년 금동관이 녹이 슨 상태로 출토된 모습(왼쪽)과 1981년 보존처리 전 모습. 문화재청 제공
1978년 금동관이 녹이 슨 상태로 출토된 모습(왼쪽)과 1981년 보존처리 전 모습. 문화재청 제공

가야시대 금동관이 출토된 사례가 매우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금동관의 희소가치는 높다. 황 연구사는 “그동안 가야 것으로 알려진 금동관이 3~4건 정도인데 출자 형식이 없고 모두 형태가 다르다”며 “이 금동관은 삼국시대 때 보기 힘든 양식으로 고고학계에서는 이미 유명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청동칠두령은 1980~1982년 발굴 조사 때 부산 복천동 22호분에서 출토된 것으로 발굴 당시 7개의 청동방울이 달려있었다. 고조선 시대 의례에 사용된 청동방울은 팔두령, 쌍두령 등 여러 점이 확인됐으나, 삼국시대 유물로는 지금까지 발견된 사례가 없다.

부산 복천동 22호분에서 출토된 청동칠두령. 7개의 청동방울이 달려있다. 문화재청 제공
부산 복천동 22호분에서 출토된 청동칠두령. 7개의 청동방울이 달려있다. 문화재청 제공
철제갑옷. 문화재청 제공
철제갑옷. 문화재청 제공

철제갑옷 일괄은 1994~1995년 시행한 부산 복천동 38호분 제5차 발굴조사 당시 출토됐다. 4세기 철제 갑옷으로 투구, 목가리개, 갑옷 등 일괄품으로 출토돼 주목된다.

이번 가야 유물의 보물 지정은 정부가 가야사 문화권 조사와 정비를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진행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올해 3월과 9월 2회에 걸쳐 지방자치단체와 국립박물관에서 신청한 소장품 중 출토지가 명확하고 가야문화권의 특징이 반영된 유물 37건을 지정조사 추진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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