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단체 교섭 체결에 실패... 응급실ㆍ중환자실은 정상 운영
가천대 길병원 직고용 노동자 절반 정도가 가입돼 있는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길병원지부가 19일 오전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설립 60주년을 맞은 길병원에서 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길병원지부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길병원지부 조합원 800여명은 이날 인천 남동구 구월동 길병원 1층 로비 등에서 파업 출정식도 가졌다.
노조 측은 “7월 20일 지부가 설립된 후 8월 2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총 18차례 단체교섭과 이달 3일부터 18일까지 2차례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가 있었으나 병원 측이 단체교섭 체결을 거부해 조정이 중지됨에 따른 총파업”이라고 밝혔다. 길병원 노사는 조정기한을 이날 오전 5시까지 연장해 교섭을 진행했으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인천지노위 결정에 따라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유지업무 부서는 정상 운영됐지만 길병원 직고용 노동자 2,770여명 중 1,450여명이 가입돼 있는 길병원지부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내원객들이 일부 불편을 겪었다.
노조는 △인력 충원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과 의료 질 향상 △노동 존중 노사 관계 정립을 위한 조합 활동 보장 △민주적 직장문화 마련을 위한 제도개선위원회 설치 △기간제ㆍ간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화 △합리적 임금제도 마련 및 적정임금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3일 인천지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뒤 10~12일 파업 찬반 투표를 벌였다. 당시 조합원 1,383명 중 1,195명이 투표에 참여해 1,159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 관계자는 “다른 상급종합병원과 비교할 때 의료 인력이 매우 부족한데 병원 측은 인력 충원에 대한 명확한 합의를 내놓지 않았다”라며 “파업을 진행하지만 노사간 교섭을 통해 원만히 파업 사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진정을 갖고 최선 노력을 다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비조합원 등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환자와 내원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병원 운영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병원 운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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