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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니시노시마(12.21)

입력
2018.12.21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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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촬영한 니시노시마의 모습.atlasopscura.com
2016년 7월 촬영한 니시노시마의 모습.atlasopscura.com

니시노시마(西之島)는 일본 도쿄 남남서쪽 940km 해상의 작은 무인도로, 지구에서 가장 어린 땅이다. 해저 약 4,000m에서 뿜어 나온 용암이 차곡차곡 높이를 돋워 칼데라의 분화구(면적 0.07㎢)만 간신히 수면 위로 내밀고 있던 게 최소 1만년 전부터였다. 가장 가까운 섬인 치치시마(父島) 서쪽에 있다는 의미로 니시노시마라 불렸다.

1973 년 6월 말, 그 암초 같던 여(礖)의 동쪽 약 600m 해상에서 1973년 6월 말 세찬 분화가 시작됐고, 그 결과 직경 120~150m가량의 둥그런 새 섬이 생겼다. 얼마 뒤 그 섬 서쪽에 또 하나의 점 같은 섬이 만들어졌지만 이내 침식돼 물 밑으로 사라졌다. 일본 해상방위청이 새 섬에 붙인 이름은, 고유명사라기엔 다소 무성의한 ‘니시노시마 신토(新島)’였다. 두 섬은 퇴적ㆍ침식작용에 의해 이듬해 6월 하나의 섬으로 결합, 그냥 니시노시마가 됐다.

2013년 11월 니시노시마 남동쪽 약 500m 지점에서 새로운 분화가 시작됐다. 새로 생긴 섬은 기존 섬 면적의 약 80%에 달했다. 그해 말 두 섬은 용암이 흘러 다시 하나가 됐고, 2014년에도 크고 작은 분화가 이어져 점점 면적을 키워갔다. 2016년 7월 공중 측량 결과 니시노시마의 면적은 약 2.75㎢로, 바티칸시국을 빼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인 모나코(2.02㎢)보다 넓어졌다. 니시노시마의 성장은 아직 멈추지 않아, 지난 7월에도 작은 분화가 관측됐고, 일본 정부는 섬의 확장으로 영해와 경제수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선언했다.

화산활동이 진정 국면이던 2016년 10월 말, 일본 환경부 의뢰를 받은 소수의 지질ㆍ생태 과학자들이 최초로 그 섬에 상륙했다. 인위적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들은 소형 보트로 연안까지 접근, 수영으로 섬에 올라 토양과 암석 샘플을 채취하고, 지진계를 부착하고, 동식물 식생을 관찰했다. 그리고, 그 불지옥 같았을 짧은 시간 사이 쇠비름과 갈퀴덩굴이 터를 잡았고, 부비새와 되새 등 몇 종의 새들이 알을 낳았고, 또 몇 종의 개미와 거미, 집게벌레가 섬을 ‘식민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섬이 어떻게 성장하고 변모해 갈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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