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가운데서는 어쩌다 한번 구입하거나 배달 받은 반찬을 스스로 지은 밥과 곁들여 며칠 동안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이 있다. 주로 이들을 대상으로 비교적 싼 값에 양질의 반찬을 제공하고 수익은 마을공동체 운영에 쓰는 사회적 경제기업도 생기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서울시가 지원하는 동대문구 ‘휘경동 초록마을’의 ‘쿡 밥, 쿡 찬’ 사업이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휘경동 초록마을은 단독ㆍ다세대주택 밀집지로 독거노인과 인근 시립대 등에 재학하는 자취생이 많은 지역에서 대부분 주부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5~6명이 반찬을 만들어 판매하는 자생적 마을공동체로 2013년 출발했다. 그런데 지난해 마을공동체 활성화 거점으로 개관한 ‘초록빛 휘경마을 주민공동체’에 입주하면서 사업에 더 활기를 띠고 있다.
이들은 주민공동체 이용시설에서 구성원들이 각종 밑반찬을 만들어 한 묶음에 3,000원, 세 묶음에 5,000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백반 점심도 5,0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김밥도 만들어 2,500원에 팔고 있다.
이들은 반찬과 식사, 분식 판매로 얻은 수익금을 주민공동체 이용시설의 전기요금 등 운영비에 보태고, 때때로 마을잔치를 열어 지역 주민인 노인들에게 무상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반찬 만들기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자원봉사로 일을 시작했지만, 휘경동 초록마을은 수익 확대 추이에 따라 적은 액수라도 봉사비를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서울시 ‘온동네 경제공동체 활성화 사업’으로 투입된 사회적경제 컨설턴트의 자문으로 사업이 더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이들은 인근 주민과 자취생을 비롯한 이용자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와 시장분석을 통해 떡갈비, 감바스, 레몬생강청 등의 신메뉴 개발을 이끌기도 했다. 또 청년 참여ㆍ회원제 운영 확대로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남주 휘경동 초록마을 컨설턴트는 “주민공동체 이용시설 중심의 사업이 수익구조, 일자리 창출, 사업 진행상황 공개의 투명성 등에 있어 온전한 기업 형태에 이르고 있다”며 “어르신을 위한 반찬사업 매출과 김밥 등 분식 판매가 늘면서 이 곳을 찾거나 호기심 있게 들여다보는 인근 청년의 발걸음도 늘고 있다. 잘된 먹거리 마을 사업으로 조용하던 마을에 활력이 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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