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GP 철수 상호 검증 결과 발표… 5개 GP서 미파괴 총안구 발견
시범 파괴 또는 철수 대상으로 선정된 남북 각 11개 감시초소(GP)에 대한 현장검증 결과 북측 GP가 군사 시설로서 불능화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방부가 17일 밝혔다.
남북은 앞서 12일 11개 GP의 철수 여부를 서로 확인하기 위해 총 154명의 검증반을 투입해 현장 검증을 벌인 바 있다. 남측은 북측 감시초소를 직접 방문해 △육안 식별 △장비 검측 △문답식 대화 △사진ㆍ동영상 촬영 등의 방식으로 북측 GP 파괴 여부를 조사했다. 현장 검증 이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통합평가분석회의와 전문가 토의 등을 거쳐 북한 GP 파괴 여부에 대한 평가분석 작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북측 GP 내 모든 병력과 장비는 완전히 철수하는 등 GP 시설이 군사적으로 불능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지상 시설인 전투 시설은 물론 병영막사, 유류고, 탄약고 등 지원시설도 폭파에 의해 완전 파괴된 뒤 흙으로 매몰됐다”고 밝혔다. 유사시 북한 GP 병력들의 이동 통로 또는 집결 장소가 되는 지하 시설 역시 “출입구와 감시소ㆍ총안구(화점) 연결 부위가 폭파되거나 매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검증 과정에서 북측 GP에 딸린 일부 총안구에 대해선 육안으로 불능화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북한 GP 주변에 설치된 총안구는 유사시 북한군이 남측으로 총이나 포를 쏘기 위해 만든 시설물로 통상 GP당 7~8개가 설치되어 있다.
군 관계자는 “(철수 대상 11개 GP 가운데) 5개 GP에서 각각 1~2개의 파괴되지 않은 총안구가 식별됐다”고 했다. 북측은 해당 총안구들이 미확인 지뢰지대 안에 있어 출입이 불가능하거나, 일부 총안구는 시범 철수 대상 GP가 아닌 다른 GP에 딸린 시설물이라고 남측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남측 검증단이 총안구로 보이는 진지를 가리키며 “저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북측 관계자는 “돌무지”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북측 검증반은 남측 GP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철거된 GP 잔해물을 빨리 치워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측은 이에 대해 내년도 국방예산을 반영해 잔해물을 처리할 것이라고 북측에 설명했다고 한다. 북측은 또 남측 GP에 지하시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북한은 아직까지 남측 GP 검증에 대한 공식 평가나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장 검증 당시) 남측 GP 철수 상황에 대한 북측의 이의 제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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